황교안(사진) 대통령 권한대행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에 대해 “필수적 방어수단”이라며 “조속하게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상황이 아니다”고 하면서 여지를 남겼다.
황 권한대행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해 “북한 핵과 미사일은 잠재적인 위협이 아닌 실존하는 위협”이라며 “사드 배치는 반드시 필요한 자위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 우려, 효용성 논란에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황 권한대행은 “사드로 인한 경제보복 우려들이 있지만 한·중 관계는 한두 해에 걸쳐 이뤄진 것이 아니다”며 “앞으로도 범정부적으로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인 대응 수단인지에 대해서도 “상당기간 협의했고, 전문가 논의를 거쳐서 결정한 것”이라며 일축했다. 6자회담을 비롯한 그간의 대화 노력에도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고도화했다고 언급하는 대목에선 목소리 톤이 높아지기도 했다.
황 권한대행은 여론조사 등에서 주요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데는 “저와는 직접 관계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대선 출마, 불출마 여부를 명확히 하진 않았다.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이 거듭됐지만 그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일에 전력하는 것이 마땅한 책무”라며 질문을 피해갔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20일 국회에서 “(출마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으나 같은 달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선 “이미 이야기했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황 권한대행이 신년 회견에서 모호한 언급으로 일관하면서 앞으로도 그의 대선 출마 여부를 둘러싼 논란 역시 지속될 전망이다.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은 오전 당 전체회의에서 “권한대행은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는 막중한 임무를 지고 있는 분”이라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데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황 권한대행은 ‘최순실 국정농당 사태’로 전·현직 장관이 구속된 데 대해선 “송구한 마음이 많다”고 사과했다. 다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대행을 맡은 송수근 1차관이 블랙리스트 연루 의혹을 받는 것에 대해선 “의혹 제기만으로 징계를 할 수 없다”며 “진상규명이 먼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밖에 국정 현안 논의를 위한 정당 대표들과의 고위급 회동도 공식 제안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黃 대행 “사드는 필수적 방어수단… 조속 배치 필요”
입력 2017-01-23 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