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27일(한국시간) 바하마에서 열리는 퓨어실크 바하마클래식을 시작으로 11개월 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LPGA 투어는 한 시즌 총 35개 대회가 열린다. 올 시즌은 슈퍼루키 박성현의 진출, 여제 박인비의 부상 후 복귀, 세계 랭킹 1위 리디아고의 순항 및 미국 여자골퍼들의 기사회생 여부 등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거리가 풍성하다. 올 시즌 LPGA 투어 4대 관전포인트를 살펴보자.
한국 평정한 박성현, LPGA도 주름잡을까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박성현의 독무대였다. 특유의 장타로 가장 많은 7승을 올렸고 상금랭킹 1위에 최저타수상까지 받았다. 틈틈이 초청선수로 LPGA 투어에 참가하면서 상금 순위 22위로 퀄리파잉스쿨 통과 없이 올 시즌 투어 전경기 출전권을 따냈다.
골프채널 등 미국 주요 언론은 박성현을 ‘슈퍼루키’로 부르며 올 시즌 신인왕 1순위 후보로 꼽고 있다. 박성현도 신인왕이 목표다. 박성현이 신인왕을 차지하면 2015년 김세영, 2016년 전인지에 이어 3년 연속 LPGA 투어 신인왕은 한국 차지가 된다. 신인왕 길목에서 마주칠 라이벌로는 베테랑 멜리사 리드(잉글랜드)와 지난해 일본오픈서 최연소 우승을 달성한 하타오카 나사(일본)가 꼽힌다. 다만 우승 경력이나 국제 경쟁력 등은 박성현이 한수 위임은 부인할 수 없다.
박성현은 다음달 23일 태국에서 열리는 혼다 LPGA타일랜드를 공식 데뷔 무대로 정했다.
박인비는 부활할까
박인비는 지난해 허리와 손가락 부상으로 단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단 한 개의 우승트로피도 들어올리지 못하면서 세계 랭킹도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여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골프에서 부상 속에서도 116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건 투혼을 발휘했다. 박인비는 올림픽 이후 재활에만 집중하고 있다. 현재는 통증은 거의 사라졌고 매일 18홀을 소화하는 등 맹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인비의 부진은 한국 낭자군단 전체에 영향을 준다. 한국 선수들은 2013년과 2014년 10승씩, 2015년에는 역대 최다인 15개의 우승컵을 수집했지만 지난해 9승에 그쳤다.
골프계는 박인비가 정상컨디션만 찾으면 정상 정복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KLPGA 관계자는 23일 “박인비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멘탈과 기복없는 실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몸만 회복되면 다시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비는 박성현과 마찬가지로 내달 열리는 혼다 LPGA타일랜드에서 복귀전을 치른다.
리디아 고 슬럼프 탈출할까
세계랭킹 1위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는 지난해 8월 리우올림픽 출전 전까지 시즌 4승을 거뒀지만 이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스윙 일관성이 없어지면서 단 한 개의 트로피도 수집하지 못했다.
충격을 받은 리디아 고는 이름 빼고 모든 것을 다 바꿨다. 프로 데뷔 이후 10승을 합작한 캐디 제이슨 해밀턴을 해고한데 이어 스윙 코치 데이비드 레드베터와도 결별했다. 올해 초에는 3년 동안 사용했던 골프클럽 캘러웨이를 PXG로 교체했다.
골프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로리 매킬로이, 짐 퓨릭 등 수많은 월드스타들이 클럽을 바꾼 뒤 곧바로 슬럼프에 빠지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반면 어린나이 답지 않는 배짱과 마인드컨트롤이 탁월한 리디아 고는 슬럼프 탈출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없지 않다.
리디아 고는 “많은 변화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며 “5개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선수들 명예회복 할까
LPGA 투어에서 주인인 미국 여자 선수들은 지난해 맥을 못췄다. 지난 시즌 LPGA투어에서 미국 선수는 단 2승에 그쳤다. 혼다 LPGA타일랜드에서 렉시 톰슨, US여자오픈에서 브리타니 랭뿐이었다.
이들은 올해 자존심을 회복을 위해 이를 갈고 있다. 하지만 평균연령대가 높아 20대초반이 장악하고 있는 정상권 탈환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승 경험이 풍부한 스테이시 루이스와 장타자 렉시 톰슨이 시즌 초 호성적을 거둘 경우 미국 여자선수들이 분위기를 탈 가능성은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LPGA ‘첫술’ 박성현, 신인왕 먹어볼까
입력 2017-01-24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