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보복’ 문제 제기한다… 정부, 시진핑 ‘보호무역주의 반대’ 발언 활용

입력 2017-01-23 18:11 수정 2017-01-24 00:33

한국 정부가 사드 한국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보복 조치에 대해 ‘보호무역주의 반대’를 천명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설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베이징 고위 외교소식통은 23일 “김장수(사진) 주중대사가 조만간 중국 외교부 관계자를 만날 계획”이라며 “시 주석이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고 밝힌 사실을 언급하면서 중국의 말과 행동이 다른 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사는 지난 20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신년회에서 중국 외교부 고위 관계자를 만나 한·중 관계 발전은 양국 정상 합의대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지엽적인 것이 장애가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사는 오는 24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주최하는 신년회와 이와 별도로 중국 외교부 부부장급 인사와 회동하는 자리에서도 한·중 관계에 대해 긴밀히 논의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지난 17일 다보스포럼 개막 기조연설을 통해 “보호무역을 추구하는 것은 어두운 방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과 같다”고 비판하고 “중국이 자유무역의 수호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공화당 소속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최근 성명을 통해 “시 주석이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사드 문제로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베이징 고위 소식통은 또 최근 소프라노 조수미씨와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의 중국 공연이 지연 또는 취소된 일과 관련해 “(중국 측의) 사드와 관련성이 없다고 말하는 것에 의문이 간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백씨는 귀이저우성 구이양에서 공연할 예정이었는데 중국 사람으로 교체됐고, 조씨는 순회공연이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면서 “사드 때문이 아니라는 증거를 찾기 어렵다”고 전했다. 중국 측에서는 백씨의 경우 비자 발급을 위한 초청장을 보냈는데 백씨 측에서 입국을 못한다고 해 부득이 다른 연주자로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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