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집권 사회당 대선 경선 1차 투표에서 브누아 아몽(49·사진) 전 교육장관이 돌풍을 일으키며 깜짝 선두로 나섰다. 23일(현지시간) 르몽드에 따르면 아몽은 전 국민에게 매달 750유로(약 94만원)를 지급하겠다는 기본소득보장제를 대표 공약으로 내세워 개표 80% 상황에서 36.35%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아몽은 노동시간을 주 35시간에서 32시간으로 줄이는 안과 로봇세 도입, 대마초 합법화, 무슬림 차별 반대 등을 내걸었다. 로봇세는 미래 대량 실업에 대비해 로봇을 활용하는 사업장에 부과하겠다는 세금이다.
아몽은 지난해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지지하면서 ‘프랑스의 샌더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강경좌파 노선을 걷던 그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마누엘 발스(54) 전 총리의 ‘친기업 정책’에 반발하다 2014년 장관직에서 경질됐다.
아몽은 당초 3위권으로 예상됐기에 이번 결과는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유력 1위 후보였던 발스는 31.11%를 얻어 2위를 기록했다. 17.52%를 득표해 결선 진출에 실패한 아르노 몽트부르(54) 전 장관이 아몽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해 발스로서는 역전이 어려워졌다. 결선투표는 오는 29일 치러진다. 이에 발스는 “기본소득 구상은 엄청난 예산이 드는 비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비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누가 사회당 주자가 되느냐와 상관없이 우파 물결이 거세진 프랑스에서 사회당의 대선 승리는 요원해 보인다. 극우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48) 당수와 제1야당 공화당 대선 후보 프랑수아 피용(62)이 1위를 다투고 있는 데다 최근엔 사회당 출신으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젊은 피’ 에마뉘엘 마크롱(39) 전 경제장관의 상승세가 무섭기 때문이다. 사회당이 왼쪽으로 완전히 치우친 후보를 내놓는다면 오히려 사회당에서 중도 정책을 주도했던 마크롱에게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프랑스의 샌더스’ 아몽, 사회당 대선 경선 1차 투표 선두
입력 2017-01-24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