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여수 수산시장이 설 연휴를 앞두고 영업을 재개했다.
23일 중소기업청과 여수시 등에 따르면, 여수 수산시장 상인들은 화재 발생 9일째인 이날 전남 여수시 연등천변 공터와 남산교 일대 720㎡(약 220평) 규모 임시판매장에서 정식 영업을 시작했다. 앞서 매장 12곳은 21일부터 임시 판매에 들어갔다.
공간 확보는 전라남도와 여수시 도움으로 마련됐다. 여수시는 수산시장 인근 연등천변 공터 등에 가로 3m, 세로 3m의 몽골 텐트 72개동을 설치해 여수 수산시장 상인들의 입점을 지원했다. 이곳에는 활어 30개, 선어 13개, 패류 13개, 건멸치 5개, 갓김치 3개, 젓갈·양념 3개 등 모두 점포 79곳이 입점했다.
하지만 화마가 덮친 여수 수산시장은 아직 수습 작업이 한창이다. 전남도청은 복구와 재개장을 위한 잔재물 처리 작업을 26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어 다음 달 17일까지 건축구조안전진단을 하고 약 30일간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이르면 4월쯤 정상 영업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여수 수산시장 화재 이후 전국 각지에서 지원의 손길이 잇따랐다. 우선 지역 대기업인 롯데, LG 등이 3억원가량을 기부했다. 한국전력 등 공기업도 성금을 보탰다. 민간에서도 지원금을 보내왔다. 이렇게 모인 성금은 17억4000만원에 달한다.
자원봉사자들도 현장을 찾았다. 지난 8일간 64개 단체 608명이 참여해 여수시장 화재 피해 상인을 도왔다. 동여수복지관 희망밥차와 대한적십자사 등은 모두 2650명분의 점심식사와 저녁식사를 지원했다. 일부 자원 봉사자는 조속한 시장 복구를 위해 화재 현장 폐기물을 직접 줍는 등 주변 환경정비에 참여하기도 했다.
현장을 찾지 못한 이들은 수산품 구매 등을 통해 온정을 전했다. 지난 19일에는 새누리당이 건어물 230상자를 구매하는 등 각계에서 수산시장 주민을 위한 물품 구매에 나섰다. 지난 21일까지 판매액은 1억3800만원에 이른다.
여수 수산시장 상인회 장영석 상무는 “주변의 아낌없는 지원 덕분에 상인들이 한시름 덜었다”며 “조속히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수 수산시장에는 지난 15일 오전 2시29쯤 전기누전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1층 58개 점포가 전소되는 등 116개 점포가 피해를 입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여수 수산시장 ‘기사회생의 설맞이’
입력 2017-01-23 1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