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를 잡아라”… 은행권 모바일 서비스 확대

입력 2017-01-24 05:03

고령화와 저금리 시대를 맞아 금융권 패러다임이 시니어 마케팅으로 급격하게 옮겨가고 있다. 은행권은 특히 액티브 시니어(은퇴 후에도 자산·소득 수준이 높은 50·60대)에 주목한다. 액티브 시니어는 스스로 실제 나이보다 5∼10살 젊다고 생각하며 활동적 노후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스마트폰 사용에도 열심인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은행권의 시니어 친화형 디지털 서비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올해 첫 출시한 디지털 상품의 이름은 ‘골든라이프 뱅킹’(위 사진)이다. 금융권 최초로 시니어 고객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모아서 제공하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지난 2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도가 높은 조회 및 이체 메뉴를 큰 글씨로 전면에 배치하고 액티브 시니어의 관심사인 건강 뷰티 여행 여가 공연 등의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의 올해 첫 디지털 플랫폼도 액티브 시니어를 대상으로 했다. 지난 4일 출시한 신한은행 모바일 앱 ‘미래설계 for you’(아래)는 은퇴기에 있는 50대 이상 고객을 위해 금융과 비금융 솔루션을 동시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출범했다. 커뮤니티 서비스까지 담겨 있어 역시 여행·건강·일자리·반려동물 정보 등을 나누며 금융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이용하도록 돕는다. 신한은행은 2월 말까지 커뮤니티 글 게시 고객을 대상으로 여행상품권 스마트폰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은행들이 시니어 고객의 정보 제공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렇다. 시니어들은 은퇴를 전후로 시간적 여유가 생겨나며 정보를 찾고픈 욕구는 솟구치는데, 이를 채워줄 대상이 지인이나 대중매체 등 주로 수동적 방법에 머물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시니어 고객에게 ‘모바일을 통해 받고 싶은 정보 및 서비스 유형’을 물었더니 중복응답을 포함해 건강 96.0%, 여행 70.0%, 친교 및 사회활동 51.0%, 쇼핑 23.1%, 봉사활동 6.9% 순이었다. 국민은행은 이 분석에 기반해 기존에 출시한 KB골든라이프 뱅킹에 카카오 플러스 친구 계정으로 맞춤형 메시지가 발송되는 서비스를 추가하기도 했다.

다른 은행보다 시니어 고객층이 더 두터운 NH농협은행은 모바일 플랫폼 ‘올원뱅크’ 출시 직후부터 큰글 간편 송금 서비스 및 경조금 보내기 메뉴 등을 탑재해 호응을 얻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20, 30대를 타깃으로 하던 모바일 뱅크 고객층을 시니어로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