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1월 24일] 막벨라

입력 2017-01-23 21:18

찬송 : ‘새벽부터 우리’ 496장(통 260)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창세기 23장 16∼20절


말씀 : 사라가 127세에 죽자 아브라함은 슬퍼하며 아내를 묻을 매장지를 찾습니다. 당시 아브라함이 머물고 있던 지역은 헷 족속의 땅이었고, 유목민이었던 아브라함은 땅을 소유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헷 족속에게서 매장지를 구입하기 위해 당시 그 땅의 소유자인 소할의 아들 에브론과 거래합니다. 그런데 이 거래가 참 재밌습니다. 에브론은 아브라함에게 땅을 그냥 주겠다고 하고, 아브라함은 굳이 돈을 주고 사겠다는 겁니다. 결국 은 사백 세겔을 지불하고 정식으로 아브라함의 소유가 됩니다. 이는 훗날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해 다시 가나안에 들어올 때, 아브라함이 법적으로 구입해 소유한 자신들의 조상의 땅에 들어온다는 법적인 근거가 됩니다. 그 땅이 바로 가나안 땅 마르레(헤브론) 앞 막벨라 밭과 굴이었습니다.

막벨라는 아브라함에게 있어서 사랑하는 이를 묻은 곳이요, 훗날 자신이 묻힐 곳입니다. 나아가 이삭 리브가 레아 야곱이 장사된 곳이기도 합니다. 즉 가족 공동체의 중심이 됩니다. 출애굽 당시에는 정탐꾼이 정탐한 장소였고, 갈렙은 이 산지를 자기에게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훗날 다윗은 이곳을 수도로 정하고 왕위에 오른 민족 공동체의 중심으로 삼았습니다. 이 모든 시작이 아브라함의 거래로부터 된 것입니다.

만약 에브론이 그냥 준다고 했을 때 공짜라고 덥석 받았더라면, 후대에 그곳을 통해 가족이나 민족 공동체의 구심점으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었을까요. 에브론의 후손들이 자신의 땅이라고 우긴다면 다시 짐을 싸고 유목생활을 해야만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당한 값을 주고 구입한 땅이기에 이곳에서 정당하게 정착하며 영역을 넓혀 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당장에 들어올 이익만을 생각하고 좀 더 싼 것, 그냥 얻을 수 있는 것들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야 말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내 것을 통해 더 나은 내일을 시작하고 계획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쉽고 편하게 신앙생활 하는 것이 좋아 보일지 모르나 결국 내 것으로 남는 것이 없습니다. 눈물의 기도와 섬김, 봉사의 시간들이 힘들고 어려워도 결국 내 것으로, 나를 지탱하고 세우는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복음은 싸구려가 아닙니다. 우리는 거저 받았으나 그리스도 예수의 피로 사신 귀한 죄 사함의 은혜요, 구원의 축복입니다. 이 구원의 은혜를 내 것으로 만들고, 그 위에 믿음의 터전을 세워가는 것이 바로 복음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쉬운 것, 편한 것만 찾지 말고 수고와 땀, 기도의 눈물로 여러분의 막벨라를 장만하십시오. 그러면 그 위에 믿음의 가정 공동체가 세워질 것입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시 126:5)

기도 : 하나님 아버지, 우리를 십자가의 복음을 통해 천국백성 삼아주심에 감사합니다. 교회 안에서 열심의 수고와 눈물의 기도로 믿음의 막벨라를 세워가게 하시고, 그곳을 통해 우리의 자손들이 믿음의 계대를 이어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주기도문

방일섭 목사(서울 두모갓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