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클린턴 부부 존경” 기립박수 보내… 취임식 전후 이모저모

입력 2017-01-22 17:59 수정 2017-01-22 21:26

바람 잘 날 없이 당선인 시절을 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식에서도 각종 진풍경을 연출했다. 새 대통령은 한때의 정적(政敵)을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고, 새 영부인은 전임 영부인에게 ‘깜짝 선물’을 건넸다.

AP통신, CNN방송 등은 트럼프가 20일(현지시간) 취임식 오찬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위해 기립박수를 유도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전 장관의 참석은 영광”이라며 운을 뗐다. 이어 클린턴 부부가 있는 테이블로 몸을 돌리고 “자리에서 일어났으면 한다”는 말과 함께 박수를 유도했다. 청중이 기립박수를 보내자 힐러리 클린턴은 “고맙다”고 미소로 답했다. 트럼프는 “두 분을 아주 존경한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고도 했다.

영부인 멜라니아는 백악관을 떠나는 미셸 오바마 여사에게 보석 브랜드 ‘티파니’ 상자를 건넸다. 뜻밖의 선물에 미셸은 잠시 당황하기도 했다.

멜라니아가 취임식 때 입은 하늘색 드레스와 같은 색 터틀넥 재킷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을 벤치마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61년 케네디 취임식 당시 하늘색 의상을 택한 재클린은 평소 터틀넥을 즐겨 입었다. 멜라니아 의상은 미 올림픽 국가대표 유니폼을 디자인한 간판 디자이너 랄프 로렌 제품이다. 힐러리도 랄프 로렌을 즐겨 입는다. 뉴욕타임스(NYT)는 멜라니아가 ‘전략적인’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다.

백악관 선임고문인 켈리앤 콘웨이는 취임식에 빨강 파랑 흰색이 들어간 코트를 입고 나타났다. 콘웨이는 프랑스 국기를 연상시키는 이 코트가 “트럼프 혁명 복장”이라고 설명했다.

SNS를 둘러싼 홍역은 취임식에서도 끊이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 트럼프 정부가 내무부 소속 10개 기관의 공식 트위터 사용을 일시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취임식 전날 국립공원공단 트위터가 NYT 기자의 게시물을 리트윗한 것이 문제였다. 오바마의 2009년 취임식과 트럼프 취임식을 비교한 사진이었는데, 관중석이 꽉 찬 오바마 때와 달리 트럼프 취임식은 썰렁했다.

반면 트럼프 가족은 취임식을 즐기는 모습을 SNS를 통해 실시간 전했다. 장녀 이방카는 취임식 전날 링컨기념관 앞에서 찍은 가족사진을, 차녀 티파니는 취임식날 만찬을 위해 드레스를 입은 사진을 올렸다.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아내와 취임식 피로연에서 춤추는 장면은 물론 백악관 지하 볼링장에서 아이들이 볼링 경기를 하는 모습까지 트위터 등에 공유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