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별들의 전쟁 아닌 축제… 흥겨운 올스타전

입력 2017-01-22 18:49 수정 2017-01-22 21:39
IBK기업은행 김희진이 22일 충남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올스타전에서 ‘국정농단’ 최순실씨를 흉내 내기 위해 선글라스를 끼고 태블릿PC를 손에 쥔채 걸어가고 있다. 뉴시스
안양 KGC인삼공사 단신 외국인 선수 키퍼 사익스가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 콘테스트에서 날아올라 덩크슛을 꽂는 장면. 뉴시스
‘별들의 전쟁’으로 불리던 프로농구(KBL)·프로배구(KOVO) 올스타전이 팬들과 함께 하는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했다. 이날 농구 올스타전에는 1만2128명, 배구 올스타전에는 최대 수용인원인 5100명의 만원 관중이 각각 경기장을 찾아 겨울 양대 스포츠의 열기를 더했다.

KBL은 1997년 출범 이후 20회째 맞아 사상 처음으로 부산에서 올스타전을 개최했다. 올스타전은 21, 22일 양일간 전야제와 본 행사로 나뉘어 진행됐다. 선수와 팬들이 함께 서울에서 KTX를 타고 부산까지 동행한 ‘기차 여행’, 유소년 선수들을 직접 지도하는 ‘올스타 선수 클리닉’, 선수들이 숨겨왔던 노래 실력을 뽐낸 ‘KBL 복면가왕’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풍성해졌다.

올스타 팬투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허웅(원주 동부)은 기차 여행 중 레크레이션 행사 때 팬들을 위해 8만3000원어치 간식을 샀다. 이현아(24)씨는 “창원에 사는데 서울에 와서 일부러 이 기차를 타고 다시 내려가는 길이다. 특별한 추억이 될 것 같다”며 들뜬 마음을 전했다.

덩크슛 콘테스트는 더 화끈해졌다. 신장이 188㎝인 마이클 크레익(서울 삼성)은 서 있는 김태술을 뛰어넘는가 하면, 공중에서 다리 사이로 공을 옮긴 뒤 고난이도의 덩크슛을 뽐내 우승했다. 국내선수 부문 우승자 김현민(부산 kt)은 안대로 눈을 가리고 화끈한 투핸드 덩크슛을 선보였다. 전준범(울산 모비스)은 3점슛 콘테스트 1위를 차지했다. 올스타 본경기는 시니어 올스타가 주니어 올스타에 150대 126으로 승리했다. 오세근은 올스타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같은 날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는 2016-2017 NH농협 V리그 올스타전이 열렸다. 배구 올스타들은 유니폼에 이름 대신 별명을 새긴 채 등장해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고예림(한국도로공사)은 ‘밀가루 공주’, 양효진과 황연주(이상 현대건설)는 ‘거요미’와 ‘꽃사슴’이라는 별명을 새겼다.

이상형 올스타 이벤트에선 김희진(IBK기업은행)이 눈길을 끌었다. 김희진은 미리 준비한 선글라스를 머리 위에 걸치는 최순실 패션을 선보였다. 태블릿 PC까지 손에 드는 꼼꼼함까지 연출했다.

문성민(현대캐피탈)은 스파이크 서브 킹 콘테스트 결승에서 신기록과 함께 우승했다. 2012년 올스타전에서 122㎞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던 문성민은 이날 123㎞를 날려 새 역사를 썼다. V리그 올스타 본경기에선 K스타가 V스타를 세트 스코어 4대 0으로 물리쳤다. MVP는 서재덕(한국전력)이 선정됐다.

부산=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