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빅텐트’ 모여라… 반기문, 행보 본격화

입력 2017-01-22 17:34 수정 2017-01-22 21:10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빅텐트’ 구축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빅텐트는 친박(친박근혜)과 친문(친문재인) 세력을 제외한 중도·보수 정치세력을 규합하는 방안이다.

반 전 총장은 최근 서울 모처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관계자는 22일 “반 전 총장과 박 대표가 빅텐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분위기는 매우 우호적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첫 회동이라 어떤 합의점을 도출하기는 힘들었지만 앞으로 더 자주 연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반 전 총장과 통화한 적은 있지만 만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20일에는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과 통화했다. 반 전 총장은 김 의원에게 귀국 인사를 겸해 협조를 부탁했고, 김 의원은 “열심히 하시라”고 답했다고 한다. 통화를 마친 반 전 총장은 측근들에게 “김 의원이 사심이 없는 분”이라고 호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반 전 총장과 통화했으며 조만간 만나기로 했다”고 짧게 말했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반 전 총장 돕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반 전 총장과 오 전 시장은 22일 만나 의견을 조율했다.

반 전 총장이 박지원 대표와 김무성 의원을 양 날개로 하는 빅텐트 형성에 성공할 경우 대선 정국이 요동칠 전망이다. 빅텐트는 사실상 ‘반(反)문재인 연대’를 의미하고 있어 문재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의 양강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반 전 총장 측은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과는 연정, 개헌을 매개로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국민의당 내부의 복잡한 역학관계로 빅텐트 구성이 어려워질 경우 보수 대연합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의 대권 행보에서 김 의원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 전 총장은 연대 대상 유력 정치인을 7인방(김종인 손학규 안철수 박지원 김무성 정운찬 정의화)에 김한길 전 대표를 추가해 8인방으로 늘렸다. 반 전 총장 측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이 연대 대상 정치인들과 거의 연락을 마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입 ‘1순위’로 꼽히는 김종인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으로부터) 아무 연락이 없었다”며 “(회동 여부에 대해) 내가 별로 할 얘기가 없다”고 답했다. 반 전 총장 측은 유력 정치인들과의 회동 결과를 면밀히 분석한 뒤 설 연휴 이후 신당 창당과 기존 정당 입당이라는 선택지 사이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하윤해 문동성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