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98) 차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 남성난임클리닉] 남성 난임 해결사로 우뚝 섰다

입력 2017-01-24 05:01
차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 남성난임클리닉 의료진과 연구 및 원무행정 팀원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은지 연구원, 유정희 간호사, 권혁민 원무팀 사원, 신태은 연구팀장, 김대근 비뇨기과 교수, 장진아 간호사, 전보영 연구원.차병원그룹 제공

한국 민간병원 최초 시험관아기 출산, 동양 최초 난자 내 정자 직접 주입법으로 분만 성공, 세계 최초 미성숙난자 체외 배양 및 임신 성공, 세계 최초 유리화 냉동난자 아기 임신 성공….

불임생식의학 분야 석학이자 산부인과전문의인 차광렬 박사가 설립한 차병원그룹이 끓임 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지난 30년간 난임 치료 분야에서 일군 성과들이다.

차병원그룹은 요즘 이 성공신화에 ‘차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를 보태려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역센터는 차여성의학연구소가 서울시 중구 한강대로 서울스퀘어빌딩 2∼3층에 개설, 운영하는 난임 치료 전문 의료기관이다. 연면적 6611㎡(2000여 평)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다.

남성난임클리닉과 여성난임클리닉을 구분해 놓고 자신들이 바라는 아기를 갖지 못한 국내외 난임 부부들을 대상으로 전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남성난임클리닉은 요즘 난임 치료를 바라는 미국 유럽 러시아 동남아시아 지역 외국인 남성 환자들이 줄지어 찾아와 글로벌 남성 난임 해결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남성 난임 해결사 명성

차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 남성난임클리닉의 책임자는 차의과학대 비뇨기과 김대근 교수다. 요즘 월평균 300명 이상의 남성 난임 환자를 돌봐 차세대 명의로 손꼽히는 의사다.

차병원그룹 홍보팀 관계자는 23일, 남성 난임 환자의 경계심을 녹이는 따뜻한 외모와 부드러운 카리스마,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그의 트레이드마크라고 전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남성 난임의 원인이 다양하므로 각 환자의 상태를 철저하게 진단해 정확한 평가를 바탕으로 최적의 개인맞춤 치료를 시행, 최대한 빨리 가임능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목표는 다른 데 있지 않다. 다른 병원에서 아기를 갖는데 실패했거나 수술 혹은 정자를 동결 보존해야 할 필요가 있는 남성 난임 환자들에게 최적의 개인맞춤 정밀의료를 실시, 임신 성공률을 극대화시켜주는 것이다.

현재 서울역센터 남성난임클리닉은 김 교수를 필두로 남성의학연구팀의 이재호(실장) 신태은(팀장) 이은지 연구원이 남성기능과 정자에 활기를 불어넣는 신기술을 지원하고 간호팀의 박진우 권효정 유정희 장진아 간호사가 보조하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남성 난임 해마다 증가

전체 난임의 약 40%가 남성 난임이다. 난임의 원인은 수 없이 많다.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원인은 나이 흡연 음주 스트레스 과도한 업무 환경호르몬 노출 등으로 지목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2015년 말 현재 남성 난임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남성 환자 수가 5만2902명에 이른다. 남성 난임은 비뇨기과 전문의의 문진과 진찰, 그리고 정액검사를 통해 비교적 쉽게 진단이 가능하다. 임신과 관련된 내과 및 생식기 계통 병력, 약물복용·수술 경험 등에 대한 문진과 신체검사만으로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자가 건강한지 여부는 정액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환자의 과거력, 증상에 따라 호르몬 검사, 전립선 초음파, 염색체 검사, 고환조직생검 등의 정밀검사가 필요할 때도 있다.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결혼 후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갖는데도 불구하고 1년이 지나도록 임신이 되지 않으면 남편 쪽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평가를 먼저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개인맞춤 치료로 난임 극복

남성 난임은 고환에서 정자를 잘 만들지 못하는 정자형성장애, 고환에서 정자는 정상적으로 만들어지나 부고환, 사정관폐쇄 등으로 정자가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는 정자통과장애, 그 외 발기부전, 사정장애와 같은 성기능장애 등으로 발생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고환에 연결된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음낭 안에서 꼬부라지고 뒤틀리는 정계정맥류다. 다행히 이 질환은 정맥류 제거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김 교수팀은 특히 국소마취만으로 음낭 안에서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꼬부라지고 뒤틀린 혈관기형을 제거하고 수술 당일 귀가하는 ‘원데이(1day) 치료 서비스’를 제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남성 난임의 또 다른 원인 중 하나인 무정자증은 크게 정자통로가 막힌 폐쇄성 무정자증과 고환기능이 저하된 비(非)폐쇄성 무정자증으로 구분된다.

먼저 폐쇄성 무정자증 환자에 대해서는 위치를 확인한 후 미세재건수술 또는 요도내시경수술을 통해 정자가 나갈 길을 개통해주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반면 비폐쇄성 무정자증의 경우엔 현미경하 미세 다중고환조직 검사로 채취한 정자로 시험관아기를 만들도록 유도한다.

정소(精巢) 손상이 불가피한 항암방사선 치료를 앞두고 있거나 장기간 해외출장을 떠나는 남성이 아기 갖기를 원할 때는 앞서 정자를 채취, 동결 보존하다가 필요 시 해동해 인공수정 또는 시험관아기 시술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해준다.

배우자 정보 철저관리

김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도입, 운영 중인 배우자 정보(RI Witness) 시스템도 눈에 띈다. 시험관아기 시술 등을 위해 채취한 난자와 정자, 인공 배양시킨 배아 등에 일일이 인식표를 붙여 채취와 이식의 전 과정에 걸쳐 2중 3중으로 신분을 확인하는 것이다.

남성들은 대부분 제3자에게 정액을 제출하는 과정을 낯설고 불편해 한다. 그렇다고 피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 때문에 김 교수팀은 정액채취 시설과 환경을 남성 난임 환자들에게 최대한 편안하고 쾌적하게 느껴지도록 유지하려 힘쓰고 있다.

외국인 남성 난임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서도 영어와 중국어(만다린 광동어) 일본어는 물론 러시아어 몽골어 아랍어 베트남어 프랑스어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 언어에 능통한 통역사들을 배치, 진료와 검사에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