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도깨비’(포스터)가 역대 케이블 채널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드라마는 이색적인 스토리와 화려한 영상미, 배우들의 호연(好演) 등이 어우러지면서 방영 내내 큰 인기를 끌었다. OST는 각종 음원차트를 장악했고, 방송에 노출된 책은 베스트셀러가 됐다. 명실상부한 올겨울 안방극장 최고 화제작이었다.
22일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영된 ‘도깨비’의 최종회(16회) 시청률은 20.5%를 기록했다.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한 프로그램이 시청률 20%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종전까지 케이블 채널 최고 시청률은 지난해 1월 16일 ‘응답하라 1988’(tvN)이 기록한 19.6%였다. ‘도깨비’는 CJ E&M과 닐슨코리아가 지난 16일 내놓은 콘텐츠영향력지수(CPI) 순위에서도 CPI 지수 294.4를 기록하며 정상을 차지했다. 2위와 3위는 각각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SBS)과 ‘화랑’(KBS2)이었다.
‘도깨비’는 멜로에 판타지를 포갠 색다른 스토리로 방영 전부터 관심을 끌었었다. 드라마는 불멸의 저주에 걸린 도깨비 김신을 중심으로 다양한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김신 역을 연기한 배우 공유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작품이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에 등장한 음악이나 책에도 이목이 쏠렸다. OST 중 크러쉬의 ‘뷰티풀(Beautiful)’,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스웨덴 뮤지션 라세 린드의 ‘허쉬(Hush)’ 등은 각종 음원차트 최상위권에 랭크됐다. 드라마에서 공유가 읽어 화제가 된, 김용택 시인이 엮은 시집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는 베스트셀러 순위 1∼2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주요 촬영지는 관광 명소로 부상했다. 강릉 주문진 방사제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김신과 상대역 지은탁(김고은)이 처음 만난 장소로 드라마 방영 이후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도깨비’의 작품성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도깨비’는 드라마 ‘파리의 연인’(2004) ‘시크릿 가든’(2011) ‘태양의 후예’(2016) 등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의 대가로 자리매김한 김은숙 작가의 작품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김은숙 작가는 판타지 멜로 코미디 등의 요소를 섞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깊이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삶과 죽음을 아우르는 심도 있는 작품을 선보였다”고 호평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응팔’ 기록 깬 ‘도깨비’ 케이블 첫 20% 돌파
입력 2017-01-23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