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난해 성장률 6.7%… 26년 만에 최저 기록

입력 2017-01-21 05:01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6.7%를 기록했다. 1990년 3.9% 이후 26년 만에 최저치지만 중국 정부의 목표치(6.5∼7%)에는 부합한 성적이다.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지만 올해 성장률은 6.5%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0일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에 비해 6.7% 증가한 74조4100억 위안(약 1경1285조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전문가들의 예상치(6.7%)를 웃도는 6.8%로 모두 6.7% 성장한 1∼3분기보다 양호한 기록을 보였다. 중국의 지난해 연간 소매판매는 10.4%, 고정자산 투자는 8.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쉬사오스 주임은 “지난해 중국 경제는 합리적 구간에 머물렀고 산업 구조조정이 부단히 심화됐다”며 “지난해 새 일자리가 1300만개를 넘어서는 등 중국 경제를 우려했던 국제기구와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은 모두 빗나갔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특히 GDP 규모가 70조 위안을 넘어선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전년보다 5조 위안(약 855조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이는 5년 전 10% 성장률에 해당하고 94년 중국 GDP 규모와 맞먹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지난해 과감한 재정 투입 등의 경기 부양책으로 안정적인 성장률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국유기업 개혁 등 경제구조 개혁을 늦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가 문제다. 부동산 시장의 조정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무역 마찰 등으로 중국 경제가 올해만큼 성장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솽딩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약간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하강 위험신호가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안정을 최우선 순위로 두면서 올해도 점진적인 개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경기 부양책을 주목하며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종전보다 0.3% 포인트 높인 6.5%로 전망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 성장이 신용 확대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향후 경기가 가파르게 둔화될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 통계의 신뢰성에 대해서도 꾸준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중국 랴오닝성 성장은 “2011∼2014년 랴오닝성 산하 시·현급 정부에서 재정수입 통계 수치를 조작했다”고 처음으로 시인하기도 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