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22일까지 미사일 경보훈련

입력 2017-01-20 17:29
한·미·일 3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 예상되는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응해 합동 미사일 경보훈련에 돌입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언급하는 등 북한의 위협 메시지 수위가 점차 높아지는 데 따른 조치다.

한·미·일 3국 미사일 경보훈련은 20일 시작돼 22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우리 해군의 세종대왕함, 미국의 커티스윌버함, 일본 기리시마함 등 3국의 이지스 구축함이 참가한다. 훈련은 한·미·일 함정이 각자 해역에서 활동하면서 북한 미사일을 상정한 가상 표적을 추적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3국의 미사일 경보훈련은 지난해 6월과 11월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훈련은 북한 ICBM 발사 위협에 따른 미사일방어 능력 점검 차원에서 시기가 앞당겨졌다. 이번에는 북한 ICBM을 탐지·추적하는 훈련도 함께 실시된다.

미·일의 이지스함에는 탄도탄요격미사일인 SM-3가 탑재돼 있다. SM-3는 대기권 바깥에서 비행 중인 ICBM을 바다에서 요격한다. 요격 고도는 500㎞ 이상이다. 비행을 마치고 목표지점으로 하강하는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응하는 사드(THAAD)의 요격 고도 40∼150㎞보다 훨씬 높다.

북한은 ICBM 개발이 ‘정정당당한 자위적 조치’라고 거듭 주장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논평에서 ICBM 시험발사가 “미국의 날로 악랄해지는 핵전쟁 위협에 대처해 우리가 국방력 강화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며 “그 누구의 시빗거리가 될 수 없는 정정당당한 자위적 조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핵 공갈에 대처해 우리가 대륙간탄도로켓(미사일)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것을 만들어 시험해도 미국은 할 말이 없다”며 “누가 뭐라고 하든 우리의 대륙간탄도로켓은 최고 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장소에서 발사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하지만 북한의 호언장담과 달리 ICBM 시험발사에는 난관이 적지 않다. 기존에 알려진 ICBM인 KN-08과 KN-14는 단 한 차례도 시험발사를 하지 않아 종이모형이라는 설도 나온 바 있다. 또 ICBM 성능을 완전히 시험하려면 일본 열도를 넘어 5000㎞ 이상 날려야 하는데 이 경우 외교적 부담까지 져야 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신형 발사체를 시험하는 형태에 따라 북한 ICBM의 기술 수준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ICBM의 1단 추진체만 점화하고 2, 3단과 탄두 부분은 분리만 확인한 뒤 자폭시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기술력이 이 정도에 미치지 못하면 ICBM을 공중에 띄워 짧은 시간 비행하는 시험만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어떤 경우든 일정 거리를 안정적으로 비행하는 모습만 보여준다면 최대 사거리는 북한이 얼마든 과장해서 발표할 수 있다”고 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