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58)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회장이 비선실세 최순실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안종범 전 경제수석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허위 진술을 요구했다”며 “‘특검 수사는 걱정 말고, 재단 모금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는 메모를 보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19일 열린 최씨 등의 5회 공판에서 이 부회장은 안 전 수석이 보낸 메모를 법정에서 공개했다. 이 메모에는 ‘야당 특검은 전혀 걱정 안 해도 된다. (검찰 수사도) 모금 문제만 해결되면 문제없으니 너무 걱정 말라’고 적혀 있었다. 이 부회장은 “이미 관련자들이 검찰에서 사실대로 진술하는 상황에서 (안 전 수석이) 사태 파악을 잘못하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 통합 과정에서 최씨 이름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내가 통합재단 이사장이 되는 게 최 여사(최순실) 뜻’이라고 말했다”며 “최순실 이름이 나오자 큰일 났다 싶어 안 전 수석에게 전화했는데, 안 전 수석이 본인이 해결하겠다며 별로 놀라지 않아 더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청와대의 재단 설립 지시 과정에서 이해 못할 일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재단을 왜 만드는 거냐고 물어보니 (안 전 수석이) ‘우파를 지원하려고 한다’고 했다”며 “체육에 무슨 우파가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글=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安, 미르·K스포츠재단 허위 진술 요청”… 이승철, 최순실재판 출석
입력 2017-01-19 17:58 수정 2017-01-19 2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