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의 정면돌파 통할까

입력 2017-01-20 00:09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오른쪽)이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이명박 전 대통령 사무실에서 이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 후 현장행보 과정에서 끊이지 않는 구설에 정면 돌파로 대응하고 있다. 반 전 총장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는 ‘페이크(가짜) 뉴스’나 정치권의 각종 의혹 제기 자체를 정치교체의 대상으로 보겠다는 논리다.

반 전 총장 측 핵심 인사는 19일 “반 전 총장에게 계속 제기되는 네거티브 공세를 보면 누가 정치교체 대상인지 분명히 알 수 있다”며 “우리는 ‘노(No) 네거티브’로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권 행보에 암초였던 ‘김대업 병풍 사건’을 거론하며 “아직도 과거의 네거티브가 이어져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적극 반박 움직임은 반 전 총장이 정치교체의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진흙탕 싸움을 거듭하는 정치판을 바꾸려면 정치권 밖에 있던 반 전 총장이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반 전 총장을 향한 공격에 위기감을 느낀 보수 지지층이 더욱 결집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깔려 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강연 후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 등에 대한 취재진의 반복된 질문에 다시 한 번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는 질문한 기자에게 “어제 내가 길게 답변했으니까 그걸…”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시각도 있다. 결정적 한 방이 아니더라도 잔매를 계속 맞다보면 여론의 관심 밖으로 멀어진다는 얘기다. 새누리당 한 중진 의원은 “반 전 총장은 세계적 외교 경험을 쌓은 인사이지만 정치인으로선 초보”라며 “적응하는 시기를 좀 더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2일 귀국 후 일주일간 충청과 영호남을 오가는 이른바 ‘국민 대통합’ 행보를 이어갔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 전 총장이 현장 행보 과정에서 일부 장면들이 입방아에 오르내린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됐다.

반 전 총장 지지율은 전주보다 0.4% 포인트 떨어진 21.8%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28.1%)에 이어 2위에 머물렀다. 일간 지지율은 지난 16일 22.9%에 이어 17일 22.5%, 18일 21.7%로 떨어졌다. 여론조사업체인 리얼미터가 매일경제 ‘레이더P’ 의뢰로 지난 16∼18일 전국 19세 이상 1507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 등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 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