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호’의 출항과 함께 미·중 간 무역전쟁이 발발할 조짐이다. 윌버 로스(사진) 미국 상무장관 지명자가 중국의 무역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자유무역을 실천하기보다 말만 하는 나라”라고 주장했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자유무역 전도사로 나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꼰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상원 상무·과학·교통위원회 인준청문회에 나선 로스는 “우리가 낮은 관세를 매기고 중국이 높은 관세를 물리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며 “불균형이다. 우리는 무역 파트너가 자유무역을 좀 더 실천하기 원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은 대국 가운데 가장 보호무역주의적인 국가”라며 “자유무역을 말로 떠들기만 하지 실천하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모든 조항도 다시 검토할 방침을 내비쳤다. 로스는 “NAFTA는 차기 행정부에서 가장 먼저 논의할 사안”이라며 “모든 것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겠다”고 공언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다자간 무역협정에는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원칙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양자협정이 더 바람직하다. 협상 환경이 복잡할수록 현명한 결과를 얻기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로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주장을 비호했다. 교역량 1위인 중국이든 이웃과의 약속(NAFTA)이든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또 “악의적 무역행위와 교역국 정부의 사업체 소유, 생산보조금 지급 행위를 참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의 무역 정책을 대비해 맞불 작전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의 레스터 로스 정책위원장이 중국 진출 기업에 대한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중국은 위협하고, 준비하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중국 정부는 미국산 동물사료 원료인 옥수수 주정박의 반덤핑 관세율을 기존 33.8%에서 42.2∼53.7%까지 올렸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로스 “中, 자유무역 실천보다 말만 하는 나라”
입력 2017-01-2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