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트럼프-反트럼프’ 뒤엉켜 분열시위

입력 2017-01-19 17:57
미국 시민들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무대를 둘러보고 있다. 취임식은 20일 낮 12시(한국시간 21일 새벽 2시)에 열린다. 오른쪽은 예술가들이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마담 투소 박물관에 전시될 트럼프 밀랍 인형을 손질하는 모습. 전석운 특파원, 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역사상 가장 ‘시끄러운’ 행사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의 성차별, 인종주의, 반(反)이민, 환경, 복지 정책을 비판하는 수십만명의 시민이 취임식장 인근에 모여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워싱턴DC 국립공원관리청은 백악관과 내셔널몰 등 취임식 주변 구역에서 집회 22건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신고가 필요 없는 25인 이하 참석 집회까지 합치면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방해하라 1월 20일(DisruptJ20)’이란 단체는 아예 취임식 행사를 직접 방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도시 전체를 마비시켜 언론에 ‘혼돈의 트럼프 취임식’이었다는 평가를 받게 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하는 찬성 집회도 치러진다. ‘트럼프를 위한 바이커스’ 등 지지자 모임에서 최소 5000명이 반트럼프 시위를 막겠다고 발표했다.

취임식 무대를 거부한 스타들은 따로 방송에 나선다. 오후 12시30분부터 페이스북에서 ‘러버톤(LOVE-A-THON)’ 행사가 생중계된다. 영화배우 제인 폰다, 제이미 리 커티스, 팀 로빈스, 가수 제프 트위디 등이 출연한다. 취임식 다음날인 21일 오전에는 ‘여성들의 행진(The women’s march)’이 열린다. 최소 20만명이 참석을 확정했고 미국 전역과 세계 곳곳에서 연대 의사를 밝힌 단체가 200여곳에 달한다. 이들은 여권 신장, 여성 이민자 보호, 낙태 규제 완화 등을 외친다. 가수 케이티 페리, 배우 스칼렛 조핸슨 등이 행사에 참석하고 가수 비욘세는 SNS를 통해 지지 입장을 밝혔다.

경찰 당국은 주방위군 5000명을 배치, 방해 행위에 대비하고 있다. 취임식 행진 경로에도 3200명의 경찰이 배치된다.

글=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사진=전석운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