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최고 1억5000만원 ‘뚝’

입력 2017-01-19 18:09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 이후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재건축 아파트 값이 최고 1억5000만원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11주 연속 매매가가 하락한 탓이다. 다만 재건축 아파트가 워낙 비쌌던 터라 값이 떨어져도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올해 재건축 공급 물량도 쏟아지고 있다.

1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강남4구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11.3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11월 첫째 주부터 올 1월 둘째 주까지 11주 연속 떨어졌다. 전체 매매가는 평균 1.67%가량 하락했다. 이는 2015년 말 가계부채 대책(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재건축 아파트값이 10주간 0.6% 하락한 것보다 최대 1%p 더 떨어진 것이다.

개별 단지 시세로 따져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한신3차) 공급면적 164㎡ 주택형은 2016년 10월 22억원까지 치솟았지만 최근 20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1억5000만원 떨어졌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112㎡(공급면적) 주택형이 15억2000만원에서 13억7500만원으로 1억5000만원 가까이 하락했다.

11·3대책의 체감효과가 큰 이유는 그 전에 매매가격이 워낙 많이 상승했었기 때문이다. 강남4구 재건축 매매가격은 2015년 12월 당시 하락세로 돌아서기 전 49주간 9.28% 상승한 데 비해 11·3대책 발표 직전에는 35주간 16.79% 올랐다.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도 요인이다.

재건축 시장이 저물고 있지만 공급 물량은 여전하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는 올해 서울 등 6대 광역시 아파트 분양물량 11만4930가구 중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서울의 경우 전체 분양 2만9669가구 중 89.4%에 달하는 2만6538가구가 재건축인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4구 재건축 단지에 대한 인기도 높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오는 10월 분양하는 ‘개포 디에이치자이’(개포상록8단지 재건축)와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개포시영 재건축)가 올해 기대되는 재건축 아파트에 1, 2위에 꼽혔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아파트값이 계속 하락하고 있지만 설 이후에는 하락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며 “올해도 강동구 고덕지구 등 굵직한 재건축 분양물량이 대기 중이라 강남 재건축 시장이 슬슬 풀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