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가 지표상으로는 소강국면에 들어간 모습이다. 하지만 대규모 인구가 이동하는 설 연휴가 한 주 앞으로 다가왔고, AI 바이러스의 잠복기를 감안하면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분석이다. 겨울 철새의 이동도 변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에도 AI 의심신고가 전국에서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고 19일 밝혔다. 15일부터 나흘째 의심신고가 0건이다. 그러나 방역 당국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통상 설 연휴에는 전국적으로 3000만명 이상의 인구가 이동한다. 이 때문에 사람과 차량을 통한 AI 확산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당국은 전국 농장과 축산 관련 시설·차량을 대상으로 일제소독을 실시하는 등 연휴 기간에 방역을 강화할 예정이다.
바이러스의 잠복기도 관건이다. AI 바이러스는 최장 20일간 잠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는 2월 초는 돼야 AI가 실제 안정국면에 들어갔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겨울 철새가 대거 이동하면서 AI가 다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농식품부는 최근 가창오리 35만 마리가 북상한 것을 확인했다. 이에 현재 철새들이 머무는 지역을 조사하고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고질적인 방역인력 부족 문제는 AI 종식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자료를 통해 “70개 시·군·구는 가축방역관이 없는 등 전문 방역 인력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한국능률협회에 따르면 전국의 적정 방역관 수는 525명이지만 실제로는 208명만 지정돼 있다. 농식품부는 “업무과다 탓에 방역관 근무를 기피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유성열 기자nukuva@kmib.co.kr
나흘째 의심신고 0건… 설 앞두고 방심할 수 없는 AI
입력 2017-01-20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