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없는 세계”… 시진핑, 이번엔 평화 전도사

입력 2017-01-20 00:04

시진핑(사진) 중국 국가주석은 ‘핵무기 없는 세계’를 촉구하고 중국이 지속적인 세계 평화 구축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1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 본부에서 연설을 통해 “핵무기 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핵무기를 완전히 금지하고 파괴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달 미국의 핵무기 능력을 강화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최근 핵무기를 대폭 감축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은 군사적 확장과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 각국은 대국과 소국 간 평등원칙을 바탕으로 한 다자간 시스템을 구축하자”고 역설했다. 그는 “국가는 대소·강약·빈부의 구분 없이 상호 존중해야 하고 타국의 내정을 간섭하지 말아야 하며 자주적인 평화발전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의 ‘힘의 외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도 미국에 상호존중과 호혜협력을 바탕으로 한 ‘신형 대국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경제에 무익한 중국의 잔꾀라고 비판했던 파리 기후변화협약의 충실한 이행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앞서 시 주석은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개막연설에서 보호무역주의 반대를 외치며 “누구도 무역 전쟁에서 승자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다보스포럼 참석 등 스위스 방문을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부각시키고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