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물가’는 지난해 가을부터 폭등 수준으로 치솟았다. 넉 달 연속 10%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설을 앞둔 서민들의 부담도 그에 비례해 커졌다.
기획재정부가 19일 발간한 ‘최근 물가 동향 및 대응방향’ 보고서를 보면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9월 전년 동월 대비 16.6% 상승한 이래 4개월 내리 10%대씩 올랐다. 10월 13.3%, 11월 14.2% 상승했고 12월에는 12.0%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채소·과실·수산물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0개 품목으로 작성한 지수로 식탁물가로도 불린다. 연간으로 봐도 지난해 신선식품지수는 6.5% 오르며 2010년의 21.3% 상승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작년 10월 태풍 피해 등 기상여건 악화에 따른 작황부진으로 무와 배추값은 큰 폭으로 뛰었다. 무 가격은 지난 1∼18일 개당 평균 2966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15.4% 올랐다. 배추는 이 기간 포기당 4274원으로 집계돼 1년 전보다 78.5% 비싸졌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알을 낳는 닭인 산란계가 대거 살처분되면서 계란값도 크게 상승했다. 지난 1∼18일 계란값은 10개 기준 3023원으로 전년 대비 65.1% 올랐다.
이 밖에 2012년 암소 감축사업 이후 소 사육두수가 감소하면서 쇠고기 가격도 강세다. 수산물은 지난해 여름 수온 상승에 따른 어획 감소로 오징어·조기를 중심으로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농축수산물 전체 평균으로 보면 작년 9월 9.1% 상승한 이후 10월 7.7%, 11월 8.0%, 12월 6.7% 가격이 올라 4개월 연속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게다가 최근 원료비 상승으로 가공식품 일부 품목까지 가격이 뛰었다. 작년 11월 맥주·라면의 가격은 5∼6% 인상됐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기름값도 오르는 추세다. 석유류 물가는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전년 동월 대비 낮았다. 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에 합의하자 12월에 1년 전보다 1.1% 오르며 상승 전환했다.
소비자물가와 체감물가 간 괴리는 서민들의 박탈감을 키우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9월 1.3% 상승한 이후 4개월 연속 1%대 상승률을 보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신선식품을 포함해 서민과 밀접한 품목의 가격이 오르면서 체감 물가는 전반적인 물가 수준에 비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치솟는 ‘식탁물가’… 장보러 가기 겁난다
입력 2017-01-19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