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김재산] 독도 소녀상, 득보다 실이 크다

입력 2017-01-19 20:37

경기도의회가 독도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한다는 소식은 그다지 반갑지 않다. 득보다 실이 크기 때문이다.

경기도의회는 외교적인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지만 모금운동 등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독도에 대한 순수한 열정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독도를 관할하는 경북도 김관용 지사는 지난 18일 “독도 자체를 대한민국이 실제로 지배하고 점유하고 있으므로 독도 현장에 소녀상을 설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독도는 신성한 영토로 보존하고 그 외의 장소에서 얼마든지 소녀상을 설치할 수 있다”며 “장소만은 신중하게 검토해보자”고 했다. 경북도의회 역시 “경기도의회가 경솔하게 추진한 측면이 있다”며 같은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북도 독도위원회 위원들도 “독도현안과 위안부 문제는 다른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몇 번이나 곱씹어 봐도 독도에 소녀상을 세우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독도와 소녀상은 아무 관계가 없다. 오히려 독도에 소녀상을 세우게 되면 일본을 자극해 독도영유권 분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많다. 긁어 부스럼 내는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경기도의회가 끝까지 추진한다면 경북도는 이를 단연코 막아야 한다.

독도와 위안부 문제는 분리해 접근하는게 맞다. 그러지 않으면 오히려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의 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

독도에 소녀상을 세우면 독도가 국제법상 분쟁지역으로 부각되고 한국외교가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게 뻔하다. 국익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 감정적으로 접근할 일이 아니다.

경기도의회가 정녕 소녀상을 건립하고 싶다면 도내 건립이 바람직하다. 독도에 소녀상이 세워지면 아베정부와 일본 우익의 입장만 더욱 강화되게 된다.

2012년 8월 10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은 주권국가로서 당연한 것이었다. 그 행보가 국민들의 속을 시원하게 했을지는 모르나 결과적으로 아베를 당선시키고 일본 우익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안동=김재산 사회2부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