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심판 매수’를 이유로 2017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빼앗겼다.
AFC 독립기구인 출전관리기구(Entry Control Body)는 18일 전북의 2017시즌 챔피언리그 출전 여부를 심의하고 출전 자격을 박탈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2006년 이후 10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올랐던 ‘디펜딩 챔피언’ 전북은 ECB 결정으로 큰 충격을 받게 됐다.
전북은 지난 2013년 구단 스카우트가 심판에게 뒷돈을 준 사실이 작년에 적발돼 K리그 승점 9점 삭감 및 제재금 1억원의 징계를 받았다. 이 때문에 K리그 우승을 놓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AFC 차원의 징계는 없었다.
ECB는 AFC클럽대회 매뉴얼 제11조 8항을 들어 전북의 출전을 박탈했다. 전북은 10일 이내에 결정에 대한 근거를 ECB에 요청할 수 있다. 근거를 수신한 일자로부터 10일 이내에 스포츠중재재판소(CAS) 항소가 가능하다.
전북이 빠졌지만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K리그 팀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AFC는 전북을 대신해 제주 유나이티드를 3번 시드에 배정했다. 리그 4위 울산 현대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 진출 기회를 잡았다.
전북은 CAS행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북은 “출전 관리 기구의 최종 결정에 대해서 CAS에 의견을 다시 묻기로 했다”며 “향후 CAS의 항소 절차를 통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전북은 “소명자료 제출시 함께 요청했던 결정문은 아직 받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전북은 ‘심판 매수’가 있었지만 스카우트의 개인적인 일탈 행위였다며 팀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CAS가 전북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그 시점이 챔피언스리그 개막 전이 된다는 보장이 없다. 대회 엔트리 제출 전에 전북을 참가시키고 울산을 다시 대회에서 빼려면 늦어도 1월 중엔 항소가 받아들여져야 하지만 기한이 너무 촉박하다. 이미 AFC로부터 새로운 조 편성과 플레이오프 진출을 통보 받은 제주와 울산과의 협의도 필요하다. 프로축구연맹은 전북의 입장을 들어보는 등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전북 대신 출전하게 된 울산은 시간이 촉박하지만 팀을 잘 정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울산 관계자는 “전북을 대신해 큰 대회에 나가게 됐다”며 “잘 준비해서 좋은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스페인 무르시아에서 전지훈련 중인 울산 선수단은 29일과 30일 이틀에 나눠 귀국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프로 축구] ‘디펜딩 챔프’ 전북, 亞 챔스리그 출전권 박탈
입력 2017-01-18 21:27 수정 2017-01-19 0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