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떨어지는 배꽃… 梨大, 명예·실리 다 잃다

입력 2017-01-18 17:48 수정 2017-01-18 21:28
국정농단 주역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1)씨 특혜 파문에 휘말린 이화여대는 한국 여성교육의 산실이라는 명예도 실리도 다 잃어버렸다. 18일에도 최경희 전 총장이 특검에 소환됐고 이인성 의류산업학과 교수는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은 새벽에 구속됐다. 130년 전통의 명문 사학의 권위와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재정지원 사업을 팍팍 몰아줬던 교육부부터 등을 돌렸다. 이대 비리가 악질적이고 사회적 파장이 크다고 판단, 여느 비리 대학보다 강력한 제재 방침을 세웠다. 자칫 이대 봐주기로 비칠 경우 교육부의 대학 지원사업 전체가 싸잡아 비난당할 처지이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특검이 이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 비리 대학 제재를 강화한 새 ‘재정지원사업 매뉴얼’을 적용할 계획이며 매뉴얼에서 정한 제재 기준의 최대치 적용을 검토한다”고 말했다. 또 “매뉴얼에는 중대 비리라도 30% 이내에서만 재정지원을 삭감토록 했지만 재정지원 사업마다 구성돼 있는 사업관리위원회를 통해 이대는 30% 이상 삭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매뉴얼에 명시된 “필요한 경우 사업관리위원회 결정에 따라 가중감경 가능하다”는 규정을 내세워 30% 이상 깎을 방침이다.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시점을 재판 종료가 아닌 특검 수사 결과 발표로 잡았다. 제재 수위가 한층 강력해질 것으로 예고한 것이다. 또한 새 매뉴얼은 제재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릴 수 있도록 했는데, 이를 이대에 적용할 계획이다.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평가자로 나서는 교수들도 이대에 호의적인 점수를 주기 어려운 분위기라 당분간 재정지원 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입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본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가뜩이나 여대 기피 현상으로 점수가 낮아지는 와중에 최악의 악재를 만났다. 강력한 리더십 없이는 비관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정시 경쟁률은 4.13대 1로 지난해(4.08대 1)보다 소폭 올랐다. 최근 사태가 입시에 반영될 시간이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에는 총장 선출 방식을 두고 학내 갈등까지 불거졌다. 이사회는 지난 16일 다음달 차기 총장을 선출키로 하고 100(교수)대 12(직원)대 6(학생)대 3(동문) 비중으로 총장을 뽑기로 했다. 하지만 학생과 직원들이 비율이 너무 낮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