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토에서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 안 하면 재미없을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으름장에 꼬리를 내리거나 ‘알아서 기는’ 글로벌 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 트럼프는 “여러분은 굉장한 일(big stuff)을 보고 있다”는 트윗으로 만족감을 표시했다.
미국 유통기업 월마트와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17일(현지시간) 올해 투자·고용 계획을 내놨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월마트는 올해 새로 문을 여는 매장 59곳과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일자리 1만개를 추가로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GM은 10억 달러(약 1조1670억원)를 투자해 1500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트럼프는 “GM과 월마트가 많은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찾아오는 일을 시작해줘서 고맙다!”는 트윗을 올렸다.
두 회사는 최근 대규모 감원을 실시한 업체여서 트럼프의 압박에 억지로 고용 계획을 짜낸 모양새다. 트럼프는 포드와 도요타의 신규 투자 발표가 나온 직후인 지난 11일 “GM도 뒤따르기를 바란다”며 대놓고 압박했다. 월마트는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지난주 ‘일자리 10만개 창출’ 계획을 발표하자 마지못해 ‘면피용’ 발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독일 화학·제약회사 바이엘도 대규모 미국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트럼프에게 약속했다. 미국 종자개발회사 몬산토 인수를 승인받는 조건이다. 지난해 570억 달러(약 67조원)에 몬산토를 인수하기로 합의한 바이엘은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지난 11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트럼프를 만난 베르너 바우만 바이엘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6년간 미국 농업 연구·개발(R&D)에 80억 달러(약 9조3500억원) 투자, 몬산토 직원 9000여명의 고용 승계, 첨단기술 분야 일자리 3000개 이상 창출을 약속했다.
미국 밖으로 나간 제조업을 다시 가져오는 것이 트럼프의 핵심 공약이다. 그는 트위터에 “취임도 하기 전부터 모든 일자리와 새 자동차 공장들이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여러분은 굉장한 일을 보고 있다”는 자화자찬 글을 올렸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트럼프 협박에 글로벌 기업들 줄줄이 백기
입력 2017-01-18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