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양재∼한남IC 구간을 지하화하는 데 3조3000억원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할 경우 교통 흐름이 원활해지는 것은 물론 상부에 여의도 면적의 2.5배(60만1000㎡) 규모의 부지가 조성되고 민간 사업자의 공공기여와 신규부지 개발로 5조2000억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서초구(구청장 조은희)는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대한교통학회,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 등 5개 학회에 의뢰한 ‘서울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간구조 개편 타당성 조사 연구’ 최종 용역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에 대해 구체적인 공사비, 재원조달 방안, 경제적 효과 등을 담은 학회의 최종 용역 결과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이 추진력을 얻게 될 전망이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 양재∼한남IC 구간 6.4㎞를 지하화하는 데 들어가는 공사비는 3조3159억원으로 추산된다.
서초구가 구상하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은 세 가지 길로 구성된다. 지면으로부터 40m 깊이에 복층 터널을 뚫어 강북 방향으로 연결하는 급행 12차로(스피드웨이), 현 경부고속도로 바로 아래 터널을 만들어 강남권으로 통하게 하는 완행 8차로(로컬웨이), 보행로와 공원 등 친환경 문화복합형 그린 인프라로 조성되는 지상 구간(휴먼웨이) 등이다.
용역 결과 스피드웨이에는 1조9070억원, 로컬웨이에 7687억원, 휴먼웨이에 1715억원이 각각 소요된다. 여기에 기존 경부고속도로 철거비 1200억원, 기타 공사비용 및 30년간 운영비용 3485억원이 추가로 들어간다.
사업에 소요되는 재원은 공공기여와 신규부지 개발로 5조2430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용역 보고서는 추정했다. 롯데칠성 부지, 코오롱 부지 등 대규모 개발부지와 양재 R&CD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금 2조1063억원, 맹지 매각금액 2조6045억원, 경부고속터미널과 남부터미널 이전에 따른 공공기여금 5322억원 등을 모두 합친 액수다. 세금을 들이지 않고도 재정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또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에 의한 서울 지역의 경제적 효과는 생산유발효과 5조401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2조원, 고용유발효과 3만9000여명으로 분석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서울시와 중앙정부에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강력히 건의할 계획”이라며 “지하화는 세계적 추세로 지금이 적기이며 통일시대를 대비한 국가적 프로젝트로 조속히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용역 결과는 20일 서초구와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미래 서울의 비전과 도약을 위한 그린 인프라 조성’ 세미나에서 자세히 발표된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경부고속道 지하화 3조3000억 필요”
입력 2017-01-18 18:18 수정 2017-01-18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