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이클 수축기 진입, 잠재성장률 3%대 초반”

입력 2017-01-19 00:01
한국경제가 경기순환국면상 ‘수축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2013년 1분기 이후 정부 주도의 소비활성화 정책과 건설투자 촉진으로 버티던 경기가 본격적으로 하강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잠재성장률은 3% 초반까지 낮아졌다는 ‘경고장’이 제시됐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은행·보험 연구실장은 18일 은행연합회·금융연구원·금융연수원·신용정보원·국제금융센터 공동개최 신년 간담회에서 “지난해 하반기가 경기 정점이었고, 이제 수축 국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잠재성장률도 고령화 진전, 생산성 정체 등으로 3% 초반까지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잠재성장률은 인플레이션 우려 없이 가용자원을 적정 투입해 낼 수 있는 최적의 성장률을 의미한다. 앞서 한국은행은 2015∼2018년 잠재성장률을 3.0∼3.2%로 추정했다. 경기가 좋지 않으면 자원 투입이 줄어 실질 경제성장률(GDP 상승률)이 잠재성장률에 못 미치게 된다. 지난해 실질 성장률은 2.7%, 올해는 2.5% 정도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올해 소비와 건설투자 등 민간부문 위축이 예상되는데, ‘정치 리더십’마저 붕괴돼 정부지출이 경기를 떠받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정부 예산안에서 총지출은 401조원 규모다. 지난해 추가경정예산까지 포함한 총지출과 견줘 고작 0.5% 느는 데 그친다.

잠재성장률 하락은 한은에도 고민거리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최근 몇 년간 성장률이 2%대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잠재성장률 수준도 바뀌었을 것”이라며 “조사국에서 새로 추정 중”이라고 말했다.

임 실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및 머니마켓펀드(MMF) 규제 완화로 장·단기 달러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며 시장 금리를 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저금리 기조에 맞춰 있던 은행의 포트폴리오와 리스크 관리가 대폭 바뀌어야 하며, 비대면 채널에서의 지속가능한 수익모델 발굴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