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기념공원 찾은 리퍼트 “자연인 돌아가도 광주 돕겠다”

입력 2017-01-18 21:06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왼쪽)가 18일 광주 5·18기념공원을 찾아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의 안내를 받으며 추모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2년6개월간 근무한 경험은 제 인생의 가장 고귀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자연인으로 돌아가지만 5·18의 아픔을 간직한 광주를 돕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임을 이틀 앞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18일 광주를 방문해 특별한 석별의 정을 나눴다. 2015년 7월과 지난해 6월, 8월에 이어 네 번째 광주를 방문한 리퍼트 대사는 이날 광주 상무지구 5·18기념공원 등을 둘러봤다.

그는 “퇴임 후에도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할 것”이라며 “귀국 후 미국 정부가 5·18 기록물을 최대한 공개하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찾기 위해 당시 미국대사관이 국무부에 보낸 자료 등을 찾는 데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된 1980년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기총소사에 대해 “언론보도를 통해 잘 알고 있다”며 “그날을 기억하고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5·18기념재단은 지난해 6월 광주를 방문한 리퍼트 대사에게 1980년 광주의 진실을 담은 미국 국방부 기밀분서의 열람을 요청한 바 있다.

리퍼트 대사는 5·18 당시 시민군 조각상과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쌍촌동 5·18기념공원의 실내 추모공간을 둘러봤다. 이어 5·18 관련자 등 국가폭력 피해자를 치유하는 광주트라우마센터를 찾았다.

야구광인 그는 광주지역 장애인 야구팀의 연습현장을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했다. 정동은 광주시 국제관계대사는 리퍼트 대사에게 재임 기간 2년6개월을 의미하는 등번호 26이 새겨진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 유니폼을 선물로 전달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