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하나님의 사랑을 품고 오늘을 살아내라

입력 2017-01-18 20:24

예레미야 시절 유대 민족의 위기는 오늘 우리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급박했습니다. 몇 대를 이어가며 남의 나라에 의해 왕위가 좌우되는 절망적 시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갈 바를 알지 못하는 선견자들,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지도자들, 부패할 대로 부패한 종교, 도대체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지 갈피를 잡기 힘든 세상이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이런 형편에 직면해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그때 우리가 딛고 서야 할 첫번째 기초는 하나님의 선하심과 사랑에 대한 믿음입니다. 내게 오늘을 해석할 지혜가 없고, 문제를 넘어설 힘이 없다고 할지라도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렘 29:11)

그런데 하나님의 사랑에 그렇게 감격해 예배하고 나서도 정신을 차려보면 우리는 현실에 마주서게 됩니다. 조금 전 찬양의 감격은 어디로 사라지고 우리는 또다시 현실에 짓눌려 마음의 머리를 들지 못합니다. 우리 믿음은 거짓일까요. 아닙니다. 현실이 그런 것뿐입니다.

믿음의 사람으로서 우리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현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굳게 서야 할 두번째 기초입니다. 하나님은 예레미야를 통해 유대 민족에게 바벨론에서의 삶을 받아들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집을 짓고 거기에 살며 텃밭을 만들고 그 열매를 먹으라.”(렘 29:5) 현실은 거부한다고 지워지거나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현실을 변화시키려고 일하시는 하나님을 만나려면 현실을 부정하지 말고, 현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거기에 살라고 말입니다. 믿음의 사람들은 현실을 살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운명론적으로 살라는 것이 아닙니다. 현실안주형 인간이 되라는 말도 아닙니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상황을 한계와 고통으로 해석하기 시작하면 그 인생은 스스로 굴레에 갇히고 맙니다. 지금의 현실이 필요없는 과정인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 편에서는 반드시 필요하기에 이 현실로 나를 이끄시고 있다고 믿어야 합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 “아내를 맞이하여 자녀를 낳으며 너희 아들이 아내를 맞이하며 너희 딸이 남편을 맞아 그들로 자녀를 낳게 하여 너희가 거기에서 번성하고 줄어들지 아니하게 하라.”(렘 29:6)

유대 민족은 바벨론으로 잡혀가지 않는 일에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날 것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하나님은 유대 민족이 바벨론으로부터 놓여날 일에 그 능력을 사용하기로 작정하고 계셨습니다. 불변하신 하나님의 사랑은 당신의 백성들을 7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게 하실 것입니다. 그것이 예레미야의 선포 주제였습니다. 우리에게도 그러한 날이 올 것을 믿습니다. 다만 언제일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오늘을 삽시다. 억울함을 참아내며 주어진 삶을 살아내다가 마침내 하나님의 꿈이 이뤄진 요셉처럼 하나님의 사랑을 붙들고, 주어진 현실을 가슴으로 품고, 믿음으로 약속의 말씀을 기억하며 현실을 살아냅시다.

정명호 목사(서울 혜성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