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앙과 인생, 역사에 배어있는 생각에 대한 목회자의 단상이다. 기독교인이 당연하게 여겼던 개념이 생각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객관적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계시를 통해 주어진 생각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라고 권한다. 바른 계시는 권위를 가진 생각에서 나오며, 성경이야말로 권위를 가진 사고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책은 성경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주요 이슈를 살폈다.
‘바리새인과 에스라인’ 문제를 보자. 바리새인은 위선적 종교생활로 비판을 받았던 부류다. 하지만 바리새인이 원래부터 위선의 대명사는 아니었다. ‘구별된 자’라는 이름의 뜻처럼 이들은 바벨론 포로 이후 시대에 이스라엘 민족의 신앙을 이끌었다. 제사장이자 학자였던 에스라는 바리새인의 원조다. 그러나 에스라는 (위선의) 바리새인은 아니었다. 그는 율법을 연구해 준행하며 가르쳤다. 연구와 가르침 사이에 준행함이 있었기에 바리새인과 구별됐다.
저자는 한국교회 위기의 원인은 에스라가 보여준 준행함을 상실했기 때문이라 진단한다. 올바른 교리를 소유하면서도 바른 삶을 살지 못하고, 제도를 고수하기 위해 소중한 관계를 깨뜨리고, 이웃사랑을 말하면서도 공동체 내부의 갈등이 여전한 것은 모두 바리새인의 증상이다.
책은 소문과 진리의 문제, 환상과 실상의 차이, 정통과 전통, 카르마와 카리스마 등을 대비시키며 기독교인이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가를 역설한다. 성탄절을 헤롯왕의 입장에서 본 메시(messy, 엉망진창인) 크리스마스에 대한 관점도 독특하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한국교회 ‘바리새인 증상’… 에스라의 준행함을 찾아야
입력 2017-01-18 2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