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EU 완전히 떠난다

입력 2017-01-17 17:57 수정 2017-01-17 21:07

영국이 유럽연합(EU)과 완전히 결별하는 경착륙 방식의 ‘하드 브렉시트’(영국의EU 탈퇴) 방침을 발표했다. 예상 밖의 강수를 둔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프로세스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세계 5위 경제대국인 영국발 충격으로 국제 금융시장이 한동안 요동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간 텔레그래프 등은 테레사 메이 총리가 17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연설을 통해 EU 탈퇴와 동시에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을 완전히 떠나겠다는 내용의 브렉시트 청사진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메이는 EU 탈퇴 이후 새롭고 동등한 파트너십을 맺길 원한다면서 “부분적인 회원이나 준회원 자격으로 반은 머물고 반은 떠나는(half-on, half-out)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다른 나라들이 택한 모델을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못 박았다.

EU 탈퇴 협상의 원칙으로는 확실성과 투명성, 더 강한 영국, 더 공정한 영국, 진정한 글로벌 영국 4가지를 꼽았다. 중점 목표 12가지도 제시했다. 국경 통제와 이민 제한, 유럽사법재판소(ECJ)로부터의 독립, 노동권 보장, 세계 주요국 및 경제블록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이다.

메이는 “영국은 EU 밖에서도 위대한 글로벌 무역국으로 다른 나라의 존경을 받을 것이며 내부적으로는 강인하고 자신감 넘치며 단결된 상태일 것”이라는 말로 격변을 앞둔 국민들을 격려했다.

하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연설 하루 전인 16일 파운드화 가치는 장중 한때 1.1986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더 타임스는 “파운드화가 1985년 이후 32년 만의 최저 가치를 기록하는 ‘대학살’을 당했다”고 평가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