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영국의 완전한 유럽연합 탈퇴)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파운드화가 급락했다. 글로벌 투자자금은 안전자산(달러화·엔화·금)으로 몰렸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은 한층 커졌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을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 시간으로 17일 오전에 마감한 영국 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 가치(미국 달러화 대비)는 장중 한때 1.1986달러까지 떨어졌다. 3개월 내 최저치다. 파운드화 환율은 1.2045달러로 마감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 단일시장을 떠나는 ‘하드 브렉시트’를 예고하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한 것이다.
하드 브렉시트 우려는 글로벌 증시도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1.45% 빠진 1만8813.53에 장을 마쳤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신 안전자산으로 글로벌 자본이 움직였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안전자산인 기축통화, 금으로 피신한 셈이다. 달러화와 엔화 가치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금값도 치솟았다. 금은 이날 영국 상품거래소에서 온스당 1208.7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2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당장 브렉시트는 영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브렉시트는 우리 경제에 어느 정도 파장을 몰고 올까.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장기적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로 이미 달러화 강세와 신흥국 통화 약세가 지속돼왔다”며 “영국 경제 전반과 미국 경제의 일정 부분에 부정적 요인이 있겠지만 제3자인 신흥국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0원 오른 1184.1원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7.6원 내린 1174.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원화 가치가 되레 오른 것이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파운드화 급락 달러화 강세, 신흥국 파급효과 미미할 듯
입력 2017-01-18 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