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원’ 장시호?

입력 2017-01-17 17:53 수정 2017-01-17 21:31
장시호(왼쪽) 김종(가운데) 최순실(오른쪽)씨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해 변호사와 함께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장씨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고, 김씨와 최씨의 표정은 어둡다. 사진공동취재단

“장시호 피고인, 현재 직업이 뭡니까?”(김세윤 부장판사)

“가정주부입니다.”(장시호)

16일 비선실세이자 ‘이모’인 최순실씨와 함께 재판에 출석한 장시호(38)씨는 과거 국회 청문회에서 보인 당당한 태도를 법정에서도 이어갔다. 자신을 노려보는 최씨의 시선을 외면한 채 등을 돌려 앉는가 하면 재판 도중 수차례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장씨는 이날 수의(囚衣) 대신 사복(私服) 차림으로 법정에 나왔다. 장씨 측 변호인 이지훈 변호사는 “장씨는 어린 아들이 자신이 수의를 입은 모습을 볼까봐 걱정했다”며 “혹시 나쁘게 보이지 않을까 싶어 검은색 옷을 고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는 사복을 입고 출석할 수 있다.

검찰은 이날 문화체육관광부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 표지에는 ‘미스터 팬더 서류’ ‘대빵 드림’이란 메모가 적혀 있었다. 검찰은 “장씨가 평소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을 ‘Mr(미스터) 팬더’ ‘Mr’라고 불렀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장씨 측은 “장씨가 쓴 메모가 맞다”며 “김 전 차관이 준 서류이고, ‘대빵’은 최씨를 의미한다. 최씨에게 전달할 서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장씨는 재판 도중 여러 차례 입가에 웃음을 머금는가 하면 재판이 끝난 뒤 법정을 나설 때는 공판검사들에게 웃는 얼굴로 인사하기도 했다. 장씨 측은 “최씨 측이 자꾸 채택되지 않은 증거를 법정에서 제시해 ‘(이모가) 왜 이러시나’ 하는 생각에 웃은 것”이라며 “혐의를 다 자백한 상황이라 검찰을 향해 웃는 게 특별히 이상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양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