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피고인, 현재 직업이 뭡니까?”(김세윤 부장판사)
“가정주부입니다.”(장시호)
16일 비선실세이자 ‘이모’인 최순실씨와 함께 재판에 출석한 장시호(38)씨는 과거 국회 청문회에서 보인 당당한 태도를 법정에서도 이어갔다. 자신을 노려보는 최씨의 시선을 외면한 채 등을 돌려 앉는가 하면 재판 도중 수차례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장씨는 이날 수의(囚衣) 대신 사복(私服) 차림으로 법정에 나왔다. 장씨 측 변호인 이지훈 변호사는 “장씨는 어린 아들이 자신이 수의를 입은 모습을 볼까봐 걱정했다”며 “혹시 나쁘게 보이지 않을까 싶어 검은색 옷을 고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는 사복을 입고 출석할 수 있다.
검찰은 이날 문화체육관광부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 표지에는 ‘미스터 팬더 서류’ ‘대빵 드림’이란 메모가 적혀 있었다. 검찰은 “장씨가 평소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을 ‘Mr(미스터) 팬더’ ‘Mr’라고 불렀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장씨 측은 “장씨가 쓴 메모가 맞다”며 “김 전 차관이 준 서류이고, ‘대빵’은 최씨를 의미한다. 최씨에게 전달할 서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장씨는 재판 도중 여러 차례 입가에 웃음을 머금는가 하면 재판이 끝난 뒤 법정을 나설 때는 공판검사들에게 웃는 얼굴로 인사하기도 했다. 장씨 측은 “최씨 측이 자꾸 채택되지 않은 증거를 법정에서 제시해 ‘(이모가) 왜 이러시나’ 하는 생각에 웃은 것”이라며 “혐의를 다 자백한 상황이라 검찰을 향해 웃는 게 특별히 이상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양민철 기자
‘4차원’ 장시호?
입력 2017-01-17 17:53 수정 2017-01-17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