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67·사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이 회사 회계사기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다. ‘과거와의 단절’을 강조했으나 그 역시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검찰 조사를 피하지 못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7일 정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사장은 2015년 회계연도 결산 과정에서 영업손실 1200억원을 축소·조작하도록 지시한 혐의(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특수단은 정 사장이 자본잠식률 50% 초과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고 채권단으로부터 계속적인 지원을 받기 위해 회계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특수단은 정 사장 취임 뒤 작성된 회계 보고서에서 2015년 영업손실이 축소·조작된 정황을 포착했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열중(59) 부사장 등 회계사기에 가담한 실무진으로부터 이를 인정하는 진술도 확보했다.
그러나 정 사장은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쯤 검찰 청사에 모습을 나타낸 정 사장은 취재진의 ‘영업손실 축소 등 회계조작 지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고 답했다.
정 사장은 2015년 5월 취임하면서 과거와의 단절을 내세웠다. 남상태(67·구속 기소) 전 사장과 고재호(62·구속 기소) 전 사장 시절 저질러진 회계사기와 각종 경영 비리를 청산하기 위한 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정 사장 역시 회계사기로 조사받는 처지가 됐다. 특수단은 정 사장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회계사기에 가담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한 뒤 김 부사장과 일괄적으로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특수단은 이날 송희영(62) 전 조선일보 주필을 배임수재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특수단에 따르면 송 전 주필은 대우조선해양 등 특정 기업에 유리한 기사를 게재하는 대가로 박수환(59·구속 기소)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와 남 전 사장, 고 전 사장으로부터 1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다시 과거로 돌아간 대우조선해양
입력 2017-01-17 1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