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할 타자’ 염경엽, 인생역전타

입력 2017-01-18 00:00

‘통산 1할 타자, 평범한 구단 프런트 직원, 성공한 감독, 프로야구 단장.’

염경엽(49·사진) 신임 SK 와이번스 단장의 이력이다. SK는 17일 염 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이나 연봉은 공개하지 않았다.

염 단장은 1991년 태평양 돌핀스에서 데뷔해 2000년 은퇴했다. 통산 타율이 불과 0.195일 정도로 선수로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은퇴 후 구단 프런트로 지냈다. 2011년까지 현대 유니콘스와 LG 트윈스에서 스카우터와 운영팀장 등을 맡았다.

하지만 2012년부터 넥센으로 자리를 옮겨 주루·작전코치를 거쳐 2012년 말 전격 감독에 취임했다. 지난 시즌까지 페넌트레이스 통산 310승 238패 6무를 기록하며 약팀이었던 넥센을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시켰다. 지난 시즌 LG와의 준플레이오프를 끝으로 자진 사퇴했지만 단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SK는 민경삼 단장이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한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신임 단장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 외국인 감독인 트레이 힐만 감독이 한국프로야구에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신임 단장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이에 따른 적임자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염 단장을 최적의 인물로 보고 본격적인 영입 작업에 착수했다. 염 단장이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초청코치로 확정돼 미국에서 지낼 집을 마련하기 위해 출국했다는 소식을 듣고 류준열 대표이사가 지난주 미국으로 직접 건너가 최종 수락의사를 받아냈다고 한다.

다만 일각에선 염 감독이 지난 시즌 넥센 감독으로 있을 때부터 SK와 접촉한 게 사실이 아니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염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SK 감독으로 내정됐다는 소문에 휩싸였다. 이에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태업을 했다는 의혹까지 샀다. 결국 감독에서 단장으로 자리만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당초 염 단장은 지속적으로 고사 의지를 피력했지만 류 대표이사가 설득했다”고 반박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