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친동생 반기호씨가 미얀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유엔이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반 전 총장 측은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17일 미얀마 현지 언론보도와 미얀마 정부 페이스북 계정을 인용해 2015년 1월 반씨가 근무했던 보성파워텍과 미얀마 정부 간 사업회의에 ‘유엔 대표단’ 관계자가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반씨는 당시 보성파워텍 부회장이었다. 현재 미얀마 정부 페이스북에 게시됐던 영문 자료는 삭제됐으며, 미얀마어 자료에는 반씨와 미얀마 정부 관계자 등이 함께 찍힌 사진이 게재돼 있다.
이 의원은 또 반씨가 사장직을 맡았던 ‘KD파워’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한 기업 모임 ‘유엔글로벌컴팩트’에 가입했다가 관련 이행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3년 만에 제명됐던 사실도 공개했다. 유엔글로벌컴팩트 가입은 유엔 사무총장의 승인을 받으면 된다. 이 모임에 가입하면 유엔의 조달시장 정보 제공과 포럼 초청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이 의원은 “반 전 총장은 민간사업자가 추진하는 사업에 유엔 대표단이 관여하는 게 타당한지, KD파워의 유엔글로벌컴팩트 가입 관련 특혜 여부가 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앞서 유엔을 취재하는 미국 인터시티프레스닷컴의 매튜 리 기자는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미얀마 정부 홈페이지에 반씨가 ‘유엔 대표단’으로 기재돼 있었다. 이는 명백한 이해관계 충돌”이라고 주장했다. 리 기자는 “반 전 총장 동생이 중국 시안 지역에서 광산업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 의원 측은 “TBS라디오 측의 번역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반씨가 유엔 대표단 직함을 사용했던 것이 아니라 반씨 회사 관련 회의에 유엔 대표단이 참석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 측은 즉각 부인했다. 반 전 총장 측은 “일부 언론이 보도한 ‘반기문 동생, 유엔 대표단 직함 달고 미얀마 사업’ 기사는 사실무근”이라며 “반씨가 유엔 직원 직함을 사용한 적이 없고, 광산업과도 관계 없다”고 밝혔다. 이어 “허위 보도나 무차별적 인용 보도에는 민형사상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반기호, 미얀마 사업에 유엔특혜?
입력 2017-01-17 1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