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전 11시14분 전남 목포한국병원 운항통제실로 닥터헬기를 요청하는 전화가 걸려왔다. 73세 노인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차와 부딪혀 얼굴과 왼쪽 어깨를 다쳤다는 신고였다. 눈 주변 뼈 골절로 위중한 상태여서 시간이 지체될 경우 심각한 장애가 남을 수 있었다. 닥터헬기는 완도 대성병원에 이송됐던 노인을 태우고 63㎞ 떨어진 목포한국병원으로 80여분 만인 낮 12시33분 도착해 무사히 치료를 받도록 했다.
주요 거점병원에 배치된 닥터헬기로 이송한 환자 수가 4000명을 돌파했다고 17일 보건복지부가 밝혔다. 닥터헬기는 거점병원에 배치돼 도서산간지역에서 사고가 났을 때 5∼10분 내로 의사 등 전문 의료진이 출동할 수 있는 헬기다.
닥터헬기는 2011년 인천 가천대길병원과 전남 목포한국병원을 시작으로 강원도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 경북 안동병원, 충남 단국대병원, 전북 원광대병원까지 6곳에 배치됐다. 첫해 76명의 중증응급환자를 이송했고, 지난해 1196명 환자를 이송했다. 닥터헬기의 응급환자 이송시간은 평균 23분으로, 도서산간지역 평균 148분의 6분의 1 수준이다.
닥터헬기로 이송된 환자의 57%는 심장질환 뇌질환 중증외상 등 3대 중증응급환자였다. 호흡곤란이나 쇼크 화상 소화기출혈 등에도 닥터헬기가 출동했다.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은 구급차 등 다른 이송수단과 비교할 때 중증외상환자의 사망률이 14.7%로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복지부는 “닥터헬기 운영 지역을 11곳으로 확대하고 국민안전처와 해경 등 구급헬기 운영기관과의 공조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글=김동우 기자, 그래픽=박동민 기자
‘소중한 생명 위해 하늘을 날았다’ 닥터헬기, 환자 4000명 이송 돌파
입력 2017-01-17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