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택연금(역모기지론) 가입자가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다. 2007년 주택연금 출시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소득 절벽’에 맞닥뜨리자 소유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매월 연금을 받는 노년층이 늘고 있는 것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가 1만309명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2015년(6486명)보다 58.9%나 늘어난 규모다.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는 2014년 5039명, 2015년 6486명 등 매년 증가세다. 2007년 출시 이후 총 가입자 수는 3만9429명에 이르렀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 고령자(주택 소유자 또는 배우자)가 소유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혹은 일정 기간에 매월 연금방식으로 노후생활자금을 받는 금융상품이다. 국가가 보증을 한다. 주택연금 보증공급액은 2014년 5조5293억원, 2015년 7조1392억원, 지난해 10조7728억원으로 늘었다.
주택연금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노후 불안’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우리 노년층은 노후준비가 덜돼 소득절벽에 특히 취약하다. 통계청이 지난해 내놓은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노후 준비가 잘됐다고 답변한 가구는 8.78%에 불과했다. 가구주의 예상 은퇴 연령은 66.9세지만 실제 은퇴 연령은 61.9세로 큰 격차를 보였다. 여기에다 노후빈곤도 심각하다. 2015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61.7%에 이른다.
이를 반영하듯 주택연금 가입자의 평균 연령은 71.9세로 고령층이 대다수다. 담보로 맡긴 주택의 평균가격은 2억8300만원이고, 주택규모는 78.9%가 85㎡ 이하다. 월평균 연금액은 98만원으로 조사됐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4월 ‘내집 연금 3종 세트’를 내놓으면서 노년층의 노후 생활비 마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본다. ‘내집 연금 3종 세트’는 빚을 진 주택 보유자, 저가 주택 소유자에게 연금 혜택을 더 늘린 게 특징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9억원을 초과한 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가입요건 완화, 배우자 명의 주택담보대출 상환 허용 등 상품 개선을 통해 더 많은 고령층이 주택연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글=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고령화 사회 단면 2제] 주택연금 신규 가입 지난해 1만명 돌파
입력 2017-01-17 1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