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현지 전·현직 경찰관들이 한국 국적의 50대 사업가를 납치·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납치 직후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소각 처리까지 하고도 가족에게 연락해 몸값을 받아냈다.
외교부 관계자는 17일 “지난해 10월 우리 국민 지모씨가 필리핀 앙헬레스 소재 자택에서 납치됐다”며 “필리핀 경찰청은 16일 지씨가 납치 당일 살해됐다는 사실을 우리 정부에 알려왔다”고 밝혔다.
외교부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키 이사벨 경사 등 필리핀 경찰관 3명은 지난해 10월 18일 지씨 자택에서 그를 납치했다. 이들은 지씨에게 마약 혐의가 있어 연행하겠다며 차에 태웠고 직후 차량 안에서 살해했다.
이들은 증거 인멸을 위해 지씨 시신을 화장장에서 소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장장 운영자 역시 전직 필리핀 경찰로 공범으로 지목된 상태다. 이들은 납치 살해 2주 뒤 지씨 아내에게 문자를 보내 몸값을 요구, 500만 페소(약 1억2000만원)를 받아낸 뒤 연락을 끊었다.
필리핀 검찰은 전·현직 경찰관 4명 등 용의자 8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주범인 이사벨 경사는 필리핀 국가수사국이 신병을 확보했다. 전직 경찰인 제랄도 산티아고는 이달 초 캐나다로 출국했으며 나머지 6명은 모두 필리핀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필리핀서 납치된 한인사업가, 현지 경찰들이 돈 노리고 살해
입력 2017-01-17 18:14 수정 2017-01-17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