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7일 예그린뮤지컬어워드(제5회)에 이어 지난 16일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가 개최됐다. 한국 뮤지컬계를 대표하던 시상식인 한국뮤지컬대상과 더뮤지컬어워즈가 2014년 사실상 폐지된 만큼 새로운 두 상의 등장은 반갑다. 하지만 공연계에는 두 시상식이 하나로 통합돼 열렸다면 더욱 의미가 깊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브로드웨이의 토니상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의 올리비에상처럼 확실한 대표성을 띨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폐지된 한국뮤지컬대상과 더뮤지컬어워즈는 뮤지컬계가 아니라 언론사 두 곳이 각각 주도한 것이었다.
사실 예그린뮤지컬어워드를 주최한 충무아트센터와 한국뮤지컬어워즈를 주최한 한국뮤지컬협회는 2015년까지만 해도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을 공동 주최하던 사이였다. 창작뮤지컬 전문 축제였던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은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예그린어워드’를 마련했다. 작품의 우열을 가리기보다는 뮤지컬인들을 격려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만큼 시상 분야가 많지는 않았다. 그러나 충무아트센터는 지난해 한국뮤지컬협회와 결별한 후 예그린어워드를 예그린뮤지컬어워드로 변경했다. 창작 뿐 아니라 라이선스 뮤지컬까지 포함시켜 규모를 키우고 독자적인 시상식으로 바꿨다. 그리고 한국뮤지컬협회는 새롭게 한국뮤지컬어워즈를 만들었다.
하지만 두 시상식의 조직위원회나 운영위원회에는 겹치는 사람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한국뮤지컬어워즈 조직위원장인 유희성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예그린뮤지컬어워드 조직위원도 맡고 있다. 심사의 경우 예그린뮤지컬어워드는 조직위원회가 선정한 심사위원 7명, 한국뮤지컬어워즈는 전문가 투표단 200명과 일반 투표단 100명이 수상자를 선정한다. 하지만 공연담당 기자들이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선 대상을 결정하고,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선 전문가 투표단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완전히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
한국뮤지컬협회와 충무아트센터가 결별한 것은 서울뮤지컬페스티벌에 대한 주도권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한국뮤지컬협회 수장이 박명성 신시 예술감독에서 유희성 연출가로 바뀌면서 갈등을 봉합할 계기가 만들어졌다.
유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최근 이사회에서 두 시상식을 각각 치르는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상은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견해도 있지만 나는 함께 치르는 게 좋다고 본다”면서 “한국뮤지컬협회와 충무아트센터가 긴밀하게 협조함으로써 뮤지컬계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시상식만이 아니라 서울뮤지컬페스티벌도 다시 힘을 모아야 한다. 앞으로 다각적인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한국뮤지컬어워즈-예그린뮤지컬어워드 “통합해 같이 가야” 여론
입력 2017-01-17 17:38 수정 2017-01-17 2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