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105> 중국의 실체

입력 2017-01-17 17:26
‘나의 전쟁’ 포스터

중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중국 영화 ‘나의 전쟁’(2016)이 그 답을 말해준다. 중국 최대 국영 영화사 중국전영집단공사가 홍콩 인기 상업영화 감독 팽순(옥사이드 팽)을 데려다 만든 전쟁영화다.

6·25전쟁에 민간 ‘지원군’이라는 명분으로 동원된 중국군이 미군과 싸우는 얘기지만 스토리나 장면 구성 등은 촌스럽다. 게다가 사실 왜곡도 많다. 6·25 당시 한반도에 온 중국군은 보급물자는커녕 총조차 변변치 않았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중국군 병사들이 경기관총으로 무장하고 미군과 대등한 화력으로 싸운다.

중요한 것은 6·25와 한반도를 보는 중국의 인식과 태도다. 영화 첫머리에 나오는 배경설명 자막은 이렇다. ‘1950년 6월 25일 남북한 사이에 대규모 내전이 발발했다. 미국은 아시아에서 이익을 지키기 위해 코리아 내전에 공공연하게 군사적으로 간섭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코리아 침공에 나섰다.’ 이게 중국이 보는 6·25다. 그러면서 ‘중국은 코리아정부의 요청에 따른 대응조치로 항미원조(抗美援朝)의 전략적 결정을 내리고 중국 인민지원군을 신속히 소집해 코리아전쟁에 참여했다’고 한다.

여기서 중국이 말하는 ‘코리아정부’나 ‘미국이 코리아를 침공했다’고 했을 때의 코리아는 문맥상 당연히 북한이다. 나아가 중국은 한국을 속국쯤으로 취급한다. 그렇지 않다면 6·25가 어떻게 해서 ‘중국인(나)의 전쟁’이 되는가. 한국을 속방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그런 발상은 나올 수 없다.

이 영화는 그런 점에서 한국에 대한 중국의 실체를 드러냈다. 적어도 중국은 한국의 ‘우방’이 아니다. 그런데도 중국이 한국 경제에 다소 도움이 된다고 해서 마냥 중국에 아부하고 눈치 보는 일부 정치지도자를 포함한 얼빠진 한국인들이 있다. 일본의 군사대국화만 걱정하지 말고 한국에 ‘상국(上國)’ 행세를 하면서 남북한을 상대로 이이제이(以夷制夷) 식으로 장난질 치는 중국의 대국놀음, 패권국가화를 더 경계해야 한다.

김상온(프리랜서 영화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