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설 선물 판매 ‘마이너스’… 5만원 미만 저가 세트만 잘 나가

입력 2017-01-18 00:01
부정청탁·금품수수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여파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김영란법 이후 첫 명절인 올해 설을 앞두고 주요 백화점들의 고가 선물세트 판매율은 급락한 반면 저가 세트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설 선물세트 본판매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하락했다고 17일 밝혔다. 5만원 이상의 고가 선물세트가 대부분인 정육(-12.3%) 수산물(-11.1%)은 특히 역신장 폭이 컸다. 전반적으로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5만원 안팎의 저가 세트가 많은 건강식품 판매는 5.5%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설 선물세트 본판매 실적도 하락했다. 하남점과 대구점을 신규 오픈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2∼16일 판매 실적은 전년 대비 2.8% 역신장했다. 품목별로는 축산 -2.4%, 수산 -3.7%, 농산 -2.5%를 기록했다. 저가 선물세트 비중이 높은 올리브오일, 햄 등 글로서리류는 31.6%, 건강·차는 12.3% 신장했다.

선물세트 판매를 일찍 시작한 롯데백화점은 지난 2∼15일 판매실적이 지난해 동기 대비 9.6% 신장했다. 그러나 고가 선물세트 판매는 역시 부진했다. 굴비(-15%) 정육(-8%) 등 판매가 크게 줄었다. 정관장 등 건강식품 판매가 44.2%나 늘면서 성장률을 견인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설 선물세트 판매 실적이 매우 부진한 상황으로 실적이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김영란법 영향으로 5만원 미만의 선물세트가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온라인마켓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SK플래닛의 오픈마켓 11번가는 9∼15일 판매된 설 선물세트를 분석한 결과 저가형 선물세트 판매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3만원 미만 선물세트 판매 비중이 87%에 달했다. 이에 반해 5만원 이상 선물세트는 5%에 그쳤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