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연맹 총재 낙선 신문선 “권오갑 총재 선거 개입”

입력 2017-01-16 21:05
신문선 명지대 교수가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에 앞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16일 열린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에서 낙선한 신문선(59) 명지대 교수가 “총재 후보로 등록하지 않은 권오갑 현 총재가 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신 교수는 이날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11대 총재 선거에 단독 출마했다. 하지만 대의원 23명 중 찬성 5표(반대 17표·무효 1표)를 얻는데 그치며 과반에 미달, 낙선했다.

신 교수는 낙선 후 기자회견을 열고 “총재 후보에 등록도 하지 않은 인물(권오갑 총재)을 상대로 희한한 게임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 교수는 “권 총재는 선거 기간 동안 대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이번에 총재 후보로 등록한 사람이 (총재 임기인 4년 동안) 150억원의 스폰서 비용을 확보할 수 있겠느냐’고 말하며 부정행위를 했다. 이번 불법 선거운동은 한국 프로축구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부정행위 주장과 관련, “이 같은 사실을 대의원들을 통해 들었다”며 “선거 전 대의원들이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리가 있었다면 법적으로 다툴 것이냐는 질문에 “경기(선거)는 끝났다”며 “축구에서도 심판이 잘못된 판정을 내렸다 하더라도 경기가 끝난 뒤엔 결과를 뒤집지 못한다”고 대답해 법적대응은 삼갈 것임을 내비쳤다.

신 교수는 “선거에선 졌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선 지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나의 도전은 한국 프로축구 발전에 큰 울림으로 작용할 것이다”며 “총재 선거에 재출마할지는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신 교수의 주장에 대해 연맹측은 “전혀 들은 바 없는 이야기”라고 부인했다.

앞서 신 교수는 정견 발표에서 “실사구시에 입각해 변화와 도약을 위한 한국 축구의 의사가 되고 싶다. 승부 조작, 심판 매수, 만성적자 등 프로축구의 고질병을 고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운영 중인 대다수 구단들의 배타적인 벽을 뚫기는 역부족이었다. 대의원들은 신 교수가 연간 35억∼40억원에 이르는 스폰서 비용을 책임질 인물이 아니라고 판단한 듯하다.

프로축구연맹 총재는 정몽준(1994년∼1998년), 유상부(1998년∼2004년), 곽정환(2005년∼2010년), 정몽규(2011년∼2012년), 권오갑(2013년∼현재) 등 기업인들이 맡아 왔다. 신 교수는 사상 처음 축구인 출신 총재를 노렸으나 꿈을 이루지 못했다.

프로축구연맹의 정관에 따라 권오갑 현 총재는 차기 총재가 취임할 때까지 직무를 이어간다. 프로축구연맹은 회장 선거를 위한 공고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