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청구인측 증인 신문은 수준 미달” 혹평

입력 2017-01-16 18:05

16일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비선실세’ 최순실씨 증인신문에는 이경재(67·연수원 4기·사진) 변호사를 포함한 최씨 측 변호인 3명도 참석했다. 대심판정 방청석에서 증인신문을 지켜본 이 변호사는 “청구인(국회) 측 증인 신문이 수준 미달”이라고 혹평했다.

이 변호사는 오전 신문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측이 최씨의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내밀며 ‘조서에 작성된 내용이 진술한 대로 적힌 게 맞느냐’ ‘변호인이 입회한 게 맞느냐’ 등을 묻는데, 이건 형사재판과 마찬가지 수준”이라며 “대통령 탄핵심판에 맞는 수준의 증인신문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측 증인신문 내용을 보면 대부분 탄핵심판 사유를 그대로 묻거나 언론이 제기했던 의혹을 다시 한번 물어보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최씨는 자신이 알고 기억하는 부분은 다 얘기했다. 성실하게 답변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최씨의 답변 태도가 불성실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최씨 태도가)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모르겠다”며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받았던 감정이 표현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최씨는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를 부정한 게 아니고 사실을 얘기한 것일 뿐”이라며 “만약 증언이 허위라면 위증의 벌을 받을 것이고, 헌재의 판단에 따라 어느 쪽이 진실을 얘기하는지는 곧 규명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최씨의 증인신문을 지켜본 이 변호사는 동료 변호사들과 “법정이 너무 권위적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 같다. 저렇게 권위적으로 할 필요 없는데…”라는 내용의 대화를 나눴다. 최씨는 오전 증인신문을 마친 뒤 이 변호사와 떨어진 장소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