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과 프랑스에서 복음주의 교회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가톨릭이 강세였던 두 국가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유럽 복음주의 관련 소식을 전하는 온라인 매체 ‘에반젤리컬 포커스’는 지난 한 해 동안 스페인에 141개의 복음주의 교회가 세워졌다고 최근 보도했다. 매달 12개의 복음주의 교회가 새롭게 문을 연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스페인엔 3910개의 복음주의 교회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교학자인 맥시모 알바레즈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복음주의 교회는 엄청난 성장을 이뤘다”며 “그러나 여전히 587개 도시에 복음주의 교회가 없어 성장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말했다.
프랑스도 비슷하다. 프랑스 복음주의 교회의 70% 정도가 소속돼 있는 프랑스복음주의전국협회(National Council of Evangelicals in France·CNEF)의 조사 결과 지난해 말 기준 2200개의 복음주의 교회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에만 현지에 35개의 복음주의 교회가 새로 세워졌는데 이는 열흘에 한 개씩 세워진 것과 같다. 매체는 전체 개신교 인구의 3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65만명 가량이 복음주의 크리스천이라고 전하며 이들이 예배할 수 있는 공간도 지난 60년간 10배나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CNEF의 새교회개척위원회 다니엘 리에치 대표는 현지 일간 라크루아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년간 프랑스의 복음주의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최근 2년 사이 더욱 가속화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스페인과 프랑스에서 가톨릭의 입지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스페인의 가톨릭 인구는 지난해 전체의 6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6년 77%에 비해 8% 포인트나 줄어든 수치다. 가톨릭 수업 시간에 다른 과목을 대신 듣는 학생들도 60%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2년엔 신혼부부의 79%가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지만 2015년엔 29.1%로 떨어졌다. 특히 젊은 층에서 가톨릭을 거부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한 설문조사에선 18∼34세 청년의 절반 정도가 ‘무신론자’라고 응답했다.
프랑스에서도 전체 인구의 56%가 가톨릭 세례교인이지만 사제들의 고령화와 감소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제들의 소명의식이 약해지며 가톨릭 신도들의 주일 미사 참석률은 6%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가톨릭교회가 침체된 가운데 복음주의 교회가 성장한 원인으로 성서주의, 십자가 중심주의, 회심주의, 전도와 선교 강조 등을 꼽았다. 가톨릭 신앙은 전통 유산으로 치부되고 있는 반면 개인의 자유의지로 복음주의 신앙을 택하고 삶의 변화를 추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복음주의 교회, 가톨릭 국가 스페인·佛서 꾸준한 성장
입력 2017-01-16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