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찾지 않아도 에어컨이 알아서 사람을 찾는다. 바람의 세기를 조절하거나 공기청정 기능을 가동할지 여부도 스스로 판단한다.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에 바람이 닿게 하는 기술이 인공지능으로 가능해졌다. LG전자는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휘센 듀얼 에어컨을 공개하고 “똑똑한 가전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LG전자는 16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2017년형 휘센 듀얼 에어컨 출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LG전자가 인공지능을 탑재한 에어컨을 출시하는 건 처음이다.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딥러닝 기술인 ‘딥 싱큐’가 적용된 신제품은 사용자의 이용 습관이나 주변 환경 등을 스스로 학습한다. 에어컨에 탑재된 카메라로 사용자의 위치를 확인하고 이를 축적해 사용자가 주로 머무는 공간에 바람을 내보내는 식이다. 사람이 있는 공간에만 집중적으로 바람을 내보내기 때문에 실내 전체에 냉방을 하는 것보다 최대 20.5%의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LG 휘센 듀얼 에어컨은 그때그때 필요한 기능을 알아서 선택해 작동하기도 한다. 실내에 오염 물질이 들어오면 자동으로 공기청정 기능이 켜진다. 실내 온도와 습도가 사람이 쾌적하게 느끼는 수준에 도달하면 바람의 세기와 방향은 알아서 조절된다. 사용자는 찬바람을 직접 맞지 않아 추위를 느끼지 않으면서도 시원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사람의 위치에 따라 에어컨은 양쪽 토출구에서 나오는 바람의 세기를 조절한다. 에어컨 가까이에 사용자가 있으면 한쪽 토출구에서 약한 바람을 보내고, 멀리 있는 또 다른 사용자에게는 다른 토출구에서 강한 바람을 내보내는 식이다.
음성인식을 탑재한 에어컨은 내년쯤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인공지능에 음성인식이 더해지면 인공지능의 완성단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소비자가 제품을 원하는 상태로 구동할 수 있는 쪽으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이후 제품에서는 훨씬 진화된 제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부터 모든 가전제품에 와이파이를 탑재한다. 송 사장은 “궁극적 목적은 제품 고유의 성능을 최적화하는 데 있다”며 “소비자의 삶을 좀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드는 데 지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사계절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에어컨으로 자리 잡겠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LG전자는 냉방, 공기청정, 제습 등이 가능한 에어컨으로 365일 사용할 수 있는 융복합 가전을 내세웠다. 봄과 가을에는 에어컨의 공기청정 기능을, 여름에는 냉방과 제습 기능을, 겨울에는 난방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송 사장은 “시장이 낙관적이지 않지만 글로벌 에어컨 시장에서 10% 이상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조사해 나가면서 진화 과정을 밟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바람 세기·방향 스스로 조절… 똑똑한 ‘AI 에어컨’
입력 2017-01-16 18:40 수정 2017-01-16 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