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방향으로 4년 중임제를 주장해 왔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장기적 관점에서 내각제가 더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문 전 대표는 17일 출간되는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 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사진)에서 “내각제(개헌)에 대해 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 다 검토해야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내각제가 더 나은 제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는 “내각제가 이론적으로 우수하다고 해도 우리는 대통령제에 맞는 정부 구조가 형성돼 있어 우리 현실에 맞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현재 국회 개헌 논의 과정에서 내각제 도입 여부는 중요 쟁점이다.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 등 당 안팎의 개헌파들이 주장하는 내각제와 문 전 대표 등이 주장해온 4년 중임제가 맞서고 있다.
그러나 문 전 대표가 말한 내각제의 의미는 개헌파들의 주장과는 결이 다르다. 내각제가 이상적인 체제지만 우리 정치현실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 방점이 찍혀 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16일 “장기적으로는 내각제가 바람직하지만 현재는 남북관계와 정당정치가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 현실에는 맞지 않는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에도 대통령 권한 분산을 위해서는 분권형 대통령제뿐만 아니라 내각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문 전 대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기득권층의 특권을 누려왔던 분”이라고 비판했다. 또 “마른자리만 딛고 다닌 사람은 국민의 슬픔과 고통이 뭔지 느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고 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문재인 “장기적 관점서 내각제가 더 바람직”
입력 2017-01-16 18:01 수정 2017-01-17 0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