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속속 생수 사업에 뛰어들면서 생수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신세계그룹과 아워홈, 정식품 등이 진출을 선언했고 기존 생수 업체들은 시설 투자를 통해 신규 업체 공세에 맞서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나섰다.
국내 최초로 두유 ‘베지밀’을 개발해 생산해 온 음료 전문기업 정식품은 생수 사업을 시작한다고 16일 밝혔다. 정식품은 지리산 해발 510m 위치 지하 200m 암반수로 만든 생수 브랜드 ‘정식품 심천수’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정식품 관계자는 “웰빙 트렌드가 확산되고 소규모 가구가 증가하면서 생수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식품기업 아워홈은 앞서 지난해 12월 29일 지리산국립공원 천왕봉 남단 천연 암반수를 활용한 생수 ‘아워홈 지리산수’를 출시하며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아워홈은 2012년 제주개발공사 ‘제주 삼다수’ 입찰에도 참여할 정도로 생수 사업에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해 11월 중순 B2B(기업간 거래) 형태로 200여곳에 공급되다 지난달부터 아워홈몰을 통해 B2C(소비자 거래)로 판매되고 있다.
신세계푸드도 지난해 10월 생수 제조업체 제이원을 인수했다. 2010년 미국 생수 브랜드 ‘피지워터’ 국내 공급권을 확보하며 생수 사업을 해왔지만 직접 제조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체들이 너도 나도 생수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생수 시장이 ‘불황을 모르는 시장’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면서 깨끗한 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가격에 비해 제조 원가가 낮은 편이어서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생수 시장은 2000년 이후 연 평균 성장률이 11%에 달할 정도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7000억원 규모였던 생수 시장은 2020년 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 기관 AC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은 삼다수가 35%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가 12%로 2위, 농심 ‘백산수’가 9.8%로 3위다. 단일 브랜드를 기준으로 하면 백산수가 2위, 아이시스 8.0이 3위다. 200여개 업체가 있지만 소수 대기업의 시장점유율이 월등히 높은 상황이다. 신규 업체들은 기존 식품 사업을 통한 유통망, 외식산업과의 시너지 등을 통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업체들은 신규 업체들의 공격에 대비해 투자를 늘리며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농심은 2015년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향후 50년 성장동력으로 생수 사업을 정했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삼다수 위탁판매 계약을 1년 연장, 올해 12월까지 판매하게 됐다. 연매출 1670억원을 벌어들일 정도로 삼다수는 광동제약의 효자 품목이다. 여기에 2012년 삼다수 판권 경쟁에 참여했던 CJ제일제당, 웅진식품, 남양유업 등도 생수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생수 시장은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불황 모르는 물을 잡아라”… 생수전쟁
입력 2017-01-16 17:26 수정 2017-01-16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