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우리가 와 있는 곳

입력 2017-01-16 21:12

모든 종교마다 예배가 있습니다. 기독교도 예배합니다. 기독교회의 예배는 다른 종교의 예배와 비슷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예배의 방향을 본다면 뚜렷합니다. 모든 종교의 예배는 주로 상행선입니다. 하늘을 향해, 신을 향해 무언가 열심히 올려 드립니다. 교회의 예배는 일차적으로 하행선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래로 내려 보내 주십니다. 예배는 드리는 것이기 이전에 받는 것입니다. 받은 것 없이 드릴 수 없습니다. 기독교의 예배는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것을 가지고 하나님께 올려 드립니다. 쌍방향입니다.

구약의 예배는 시내산 체험입니다. 하나님께서 시내산에 강림하셔서 자기 백성 가운데 나타나셨습니다. 산 전체가 불이 붙은 것 같았습니다. 폭풍이 불어오고 번개가 번쩍거립니다. 산 전체가 지진이 난 것처럼 진동하고 나팔 소리로 진동했습니다. 그리고는 음성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하나님께서 그 모든 것에 배경으로 등장하십니다. 모습은 볼 수 없고 소리만 들립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크게 두려워합니다. 그 장면, 그 소리를 도무지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렇게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우리는 하나님을 만나본 민족이야. 우리 같은 민족 있으면 나와 봐” 하며 자부심을 나타냅니다. 그들이 그렇게 수많은 고난을 당하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이렇게 하나님을 만난 체험 때문이었습니다.

신약의 예배는 하늘의 예루살렘 체험입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또 다른 산을 말합니다. 시온산입니다. 예루살렘의 한 언덕이 시온산인데 그곳에 성전이 세워지면서 시내산을 대체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제 광야의 시내산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시온산 성전이야말로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 이 땅에 내려오셔서 보좌를 펼치신 곳입니다.

본문에서 ‘너희가 이른 곳은 시온산(히 12:22)’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여기서 ‘너희’는 유대인이 아니라 기독교인들입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지상의 예루살렘이 아니라 하늘의 예루살렘을 말합니다. 그곳에 천만의 천사가 있습니다. 그곳에 삼위 하나님이 계시고, 의인들이 있고 교회가 있습니다. 신약교회가 예배하면서 이르는 곳은 지상의 어떤 산이 아니라 하늘의 도성이라고 말씀합니다. 이것이 바로 신약교회가 예배하면서 누리는 영광입니다.

성도 여러분, 여러분이 와 있는 곳은 어디입니까. 예배 자리가 어떤 곳입니까. 예배는 건물의 크기와 화려함이 문제가 아닙니다. 회중의 정성과 열심의 문제도 아닙니다. 우리의 예배는 하나님을 이 땅으로 끌어내리려는 것이나 우리의 노력으로 하늘로 올라가려는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예배는 그리스도를 내세워 하늘과 땅을 연결시켜 주시는 것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하늘에 계신 그리스도와 연결되는 복을 누립니다.

우리는 말씀을 받으면서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고, 성찬에 참여하면서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기도하고 찬양하며 성령의 능력을 힘입습니다. 우리 예배는 삼위 하나님을 받아 그 하나님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이 복된 예배를 포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나는 평생 예배하는 자리에 있겠다’고 결심하십시오. 우리는 영원히 하나님을 예배할 사람들입니다.

안재경 목사<남양주 온생명교회>